아들·딸, 2015, 16년 경북대병원서 봉사활동… 서류전형 평가에 포함 정호영, 당시 병원 부원장… "자원봉사 신청자 대부분 기회 부여" 주장
  •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학사편입하는 과정에서 '아빠찬스'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의 딸은 2017학년도에 경북대 의대에 학사편입했고, 아들은 2018학년도에 신설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통해 편입했다. 각각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과 원장이던 시점이다.

    정호영 자녀, 경북대 의대 편입 전 경북대병원서 봉사활동

    15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의원실이 확보한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두 자녀는 편입 당시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한 이력을 제출했다. 

    정 후보자 딸은 2016년 12월 지원서류 중 하나인 자기기술서에 2016년 1월11~15일, 7월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썼다.

    정 후보자 아들도 2015년 1월19~23일, 2016년 1월11~15일, 7월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지원, 물품 정리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봉사활동 점수는 서류전형 평가에 포함됐다. 학교 측이 온라인에 공개한 2017년, 2018년 경북대 의대 편입 요강을 보면 '전공소양' 부문에서 '봉사자 혹은 리더로서 활동과 경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고 돼 있다.

    두 자녀가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2015~16년 정 후보자는 부원장인 진료처장을 맡고 있었다.

    정 후보자는 딸과 아들의 연이은 경북대 의대 편입 시점 사이인 2017년 8월에 병원장에 취임했다. 경북대 의대는 2017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4년 동안만 학부편입제도를 운영했다.

    아들은 편입을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자신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논문 2편도 소개했다. 논문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됐는데, 논문 저자 중 학부생은 그가 유일했다.

    아들은 또 경북대 이공계열 학과를 졸업했는데, 당시 대구·경북지역 고교·대학 출신자들에게만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했다. 

    당시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을 포함한 합격자 33명 중 경북대 출신은 정 후보자의 아들이 유일하다. 특별전형 합격자 17명의 출신 대학은 카이스트 9명, 포항공대 5명, 서울대 1명, 이화여대 1명, 경북대 1명(정 후보자 아들)이었다. 

    정호영 "특혜 없었다" 해명

    정 후보자는 두 자녀의 편입 관련 논란에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15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이같이 말하며, 두 자녀를 모두 경북대 의대에 보내 의혹의 소지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아빠가 졸업한 학교에 가고 싶었겠죠"라고 말했다. 

    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해당 학교에 자녀를 편입시키는 것 자체가 '묵시적 청탁'은 아니냐는 지적에는 "서울대 교수라고 해서 서울대에 자녀를 못 보내느냐"고 반문했다. 

    아들이 편입할 당시 경북대 의대 편입 특별전형이 신설된 것과 관련해서는 "해명이 나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배현진 당선인대변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정례 브리핑에서 "국회에서 검증의 시간이 이뤄질 때까지 일단은 잘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는 의미에서 경북대 측에 철저한 소명자료 하나하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배 대변인은 "청문회까지 후보자 본인의 소명 내용을 기다려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14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딸의 학사 성적은 33명 중 16위, 영어 성적은 11위 등 객관적 성적이 우수했다"며, 또 "아들의 학사 성적과 영어 성적 합산 점수는 17명 중 1위였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은 병원 사회사업실을 통해 자원봉사를 신청했으며, 신청자 대부분에게 기회가 부여된다"고 강조한 청문준비단은 "아들의 논문 참여는 공대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이뤄져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민주당 의원 등 7명은 이날 경북대병원 본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자는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지만 인사청문 시일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석열 당선인이 주장하는 공정과 상식에 정면으로 반하는 장관후보자 자녀의 '아빠찬스' 편입학 특혜 논란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철저히 조사하고 검증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