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후보 최초 전남서 재선… 당대표 등 역임하며 저력 보여줘"제게 험지 없어… 변함없다면 한 번 바꾸자는 여론, 제가 해보겠다"
  • ▲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4일 6·1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가 3·9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 중 역대 최고 호남 득표율을 기록한 윤석열 당선인을 등에 업고 호남 훈풍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정치는 한쪽만의 시간" 이정현, 지사 출마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남을 변화시키기 위해 전라남도 도지사에 출마한다"며 "지난 27년간 전남정치는 경쟁이 없었고 한쪽만의 시간이었다. 4년을 다시 맡긴다 해도 특별히 나아질 것 같은 희망이 안 보인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함없이 힘들다면 한 번 바꾸자는 여론이 있다. 제가 한번 해보겠다"고 호언한 이 전 대표는 "제가 전남 도지사가 되면 전남 도민의 마음 속 희망의 해가 동쪽에서도 뜨고 서쪽에서도 뜨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전남 서부권의 잠재력과 전남 동부권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융합시켜 전남을 4차 산업 수도(首都)로 자리매김시키겠다"며 "새 정부가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국민통합은 호남에 신산업 햇볕정책을 펴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호남 발전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전라남도는 도민들의 의지와 다르게 정치적인 지역으로 내몰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제한 이 전 대표는 "그 본질은 중앙집권적 정치가 도민들의 삶은 팽개쳐 두고 정치적으로 옥죄고 발목을 잡아 오늘의 전남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도대체 전남의 미래가 보수여야 하냐 보수여야 하냐.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좌파가 돼야 하냐, 우파가 되어야 하냐"라고 물으며 "둘 다이고, 둘과 다르고, 둘을 넘어서는 '캐치 올'(Catch all) 전남을 만들고 싶다. 제가 도지사가 되면 이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전남을 '삶의 전남'으로 바꾸어 놓겠다. 전남에서 탈정치보다 더 시급한 것은 탈이념"이라고 강조했다.

    "'포탈(4脫) 선거'를 약속한다"고 강조한 이 전 대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젊은 정치인들과 젊은 유권자들에게 모범을 보이겠다. 이념과 정당에 휘둘리지 않는 탈정치, 가장 선거비용을 적게 쓰는 탈 돈선거, 무책임한 약속을 하지 않는 탈 거짓 공약, 선거 후 서로에게 갈등과 반목을 남기지 않도록 말 한마디라도 조심하는 탈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尹 의미 있는 득표율에 호남 깜짝 기적 나오나

    '친박'(친박근혜)계인 이 전 대표는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호남에서만 네 번째 도전 끝에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던 당시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를 꺾고 당선(순천시-곡성군)됐다.

    2016년 총선에서는 보수정당 후보로는 호남에서 처음 재선(순천시-곡성군)에 성공했고,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새누리당 대표까지 하며 지역주의 타파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5·18민주묘지 등 호남을 자주 찾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선거가 끝난 후 호남을 찾아 첫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민주당 전통 지지층 공략에 열을 올렸다.

    윤 당선인이 전남에서 11.44%의 득표율로 국민의힘이 목표치로 내건 20~30%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역대 최고 득표율을 얻은 만큼 이 전 대표가 호남에서 또다시 깜짝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에서는 김영록 현 전남지사의 단독 출마가 점쳐진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출마 동기를 묻자 "제 고향에 대한 사랑이다. 누구보다 전남 정서를 잘 알고 발전 방향도 잘 안다"며 "청와대 경륜과 당 대표, 최고위원, 3선 의원의 정치경험과 일곱 차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험을 통해 너무나도 사랑하는 호남에 대해 한 번쯤 미치게 일하고 싶다. 전남사람 팔자를 고쳐보고 싶은 것이 소망"이라고 답했다.

    "당선되면 광주·전남의 모든 대학교수 논문을 뒤져 그분들의 연구가 광주·전남 변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면 최대한 자문을 구할 것이고, 광주·전남 출신 고위 공직자 출신에게 자문을 구해 27년간 한 당에서 일방적으로 해왔던 도정 운영 방식을 진단해 정확한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제게 험지는 없다. 광주에서 세 번 출마해 세 번 떨어졌고, 순천-곡성에서 두 번 출마해 호남 출신 보수 정치인으로서 당선된 적도 있다. 진심이면 통하더라"며 "지난 대선 동안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당선인이 호남에 해왔던 선거운동 방식은 제가 지금까지 이 당에서 봤던 '호남 포기를 포기한 것'이었다. 이슬비처럼 호남사람 마음에 보수정당의 정성을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