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만에 공개 일정 나선 송영길… 출마 여부 물음에 답 회피"개인의 문제 아냐… 당이 국민들에 성실하게 응답해야 한다"
  • ▲ 30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30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 물러난 지 20일 만에 첫 공개 일정에 나선 가운데, 자신을 둘러싼 '서울시장 출마설'에 확답을 피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차출론'에 "고민해 보겠다"

    송 전 대표는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성파 종정 추대 법회에 참석한 뒤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파 종정스님의 취임을 축하드린다"며 "이런 종정 취임식 와봤는데, 오늘 말씀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고 에둘렀다.

    '출마에 관한 생각이 정해졌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송 전 대표는 "제가 종정스님을 통도사에서 같이 만나 뵙고 인사 드렸는데 훌륭하신 것 같다"며 "무학대사가 1394년도에 이 도읍을 정해서 500년 지켜온 경복궁인데, 이전 논란이 돼서 인문지식과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재차 답을 피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그것은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TV도 보지 않고 마음 아파하시는 많은 국민들, 우리 지지자, 당원들에 대해서 우리 당이 성실하게 응답해야 한다. 그런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이전에도 "당이 판단할 문제"라며 여지를 남기던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 당이 요청하면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호중 "당에 서울시장 출마 고심하는 분 많아"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과 관련 "우리 당에 자천 타천으로 출마를 고심 중에 계신 분들이 꽤 있다"며 선을 그었다.

    윤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그런 분들의 결심이 설 때까지 당에서 기다려 드릴 필요도 있고, 전략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위원장은 29일에도 "송 대표만 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 이름으로 출마할 수 있는 거물들이 몇 분 계신다. 그분들을 놓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재명계 핵심 의원으로 꼽히는 정성호·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경북 영천 은해사에 있는 송 전 대표를 만나 6월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주문했다.

    최종윤 "송영길 서울시장 출마, 냉정히 판단해야"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에 따른 반발도 만만치 않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송 전 대표가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종윤 민주당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이라며 "그런데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불러내 후보로 내놓자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합당한 선택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더구나 송 전 대표는 인천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할 대의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고 지적한 최 의원은 " 당의 단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송 전 대표와 40년 지기 동지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역대 큰 선거의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그 다음 선거의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한 경우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도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후보로 나오게 되면 국민들에게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내로남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