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실화 바탕…6월 1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서 공연
  •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리지' 프레스콜.ⓒ강민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뮤지컬 '리지' 프레스콜.ⓒ강민석 기자
    1982년 미국에서 일어난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리지(LIZZIE)'가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

    '리지'는 1990년 단 4곡의 넘버로 이뤄진 실험극으로 시작해 2009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2020년 아시아 최초로 국내 초연됐다.

    1892년 메사추세츠 주 폴 리버에서 보든 가의 둘째 딸 리지는 친부와 계모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다. 친부는 1층에서, 아내는 손님방에서 각각 살해됐는데 두 사람은 도끼로 수십 차례 머리를 가격 당했고 사건 현장은 끔찍했다.

    조사 과정에서 존속살해의 의심을 샀던 리지는 치열한 재판 끝에 결국 무혐의로 풀려난다. 당시 정황상의 증거만 있을 뿐, 실제 범행을 입증할 무기나 혈흔 등 단서가 없어 '증거 불충분'으로 배심원들의 무죄판결을 받은 것. 사건은 130여 년간 미국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 중 하나로 남았다. 

    이후 리지 보든은 소설, 연극, 영화, TV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변주돼 왔다. 뮤지컬은 이 실화를 강렬한 록음악과 잔혹하면서 매혹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리지의 언니와 친구, 가정부 등 4명만 등장해 반전을 거듭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리지 보든' 역에 전성민·유리아·이소정(레이디스코드), 리지 언니 '엠마 보든'은 김려원·여은이 출연한다. 리지의 친구 '앨리스 러셀' 역에는 제이민·김수연·유연정(우주소녀), 보든 가의 가정부 '브리짓 설리번' 역은 이영미와 최현선이 캐스팅됐다.
  • ▲ 뮤지컬 '리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뮤지컬 '리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리지'에 처음 합류한 전성민은 29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무대나 음악, 의상이 1·2막 다르게 표현된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공연 중 가장 파격적이고 파워풀한 무대라 개인적으로 큰 도전이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하루하루 통쾌함을 느끼고 속 시원하게 즐기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뮤지컬 데뷔에 나선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출신의 이소정은 "어릴 때부터 뮤지컬 배우에 대한 꿈이 있었다. '리지'가 가진 감정선이 와닿았고, 제 안에 끓어오르는 열정이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부족하지만 해내고 싶었고,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 요즘 정말 행복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재연은 더욱 넓어진 무대와 6인조 밴드의 풍성한 라이브 연주로 돌아왔다. 빅토리안 시대의 문양으로 이뤄진 노출 프레임구조에 투명 LED를 활용해 색다른 무대를 만들어냈으며, 핸드 마이크와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함께 사용해 곡마다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연출은 뮤지컬 '마리 퀴리', '팬레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의 김태형이 초연에 이어 다시 참여한다. 양주인 음악감독은 숨소리까지 악보에 표기된 정교한 뮤지컬 넘버들에 캐릭터들의 감정과 심리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작품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초연부터 함께했던 '설리반' 역의 이영미는 "이렇게 다채로운 록 음악이 잘 버무려진 양질의 뮤지컬은 흔치 않다. 좋은 음악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얹혀질 때 음악과 함께 모두의 에너지가 어우러지며 '리지'만의 매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양주인 음악감독은 "극에 모든 록 장르가 녹아있다. 리지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첼로를 추가 편성해 강렬함과 드라마적인 멋을 놓치지 않았다"며 "무대 위에서 4명의 배우가 함께 폭발할 때는 100명 이상이 내는 듯한 시너지가 난다. 가창력뿐 아니라 연기력, 무대 장악력,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리지'는 6월 1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