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2일 기자회견 열고 후보직 사퇴…이재명과 단일화"김종인도 정치개혁 뜻… 합의 이뤄지면 역할하겠다 말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회동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 대선 후 국민통합정부 구성, 대통령 임기 1년 단축, 책임총리제 추진 등을 담은 정책연대를 선언했다.ⓒ정상윤 기자(사진=이재명 캠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회동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 대선 후 국민통합정부 구성, 대통령 임기 1년 단축, 책임총리제 추진 등을 담은 정책연대를 선언했다.ⓒ정상윤 기자(사진=이재명 캠프)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통령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동안 낮은 지지율에도 '완주' 의지를 밝혀왔던 김 후보는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대선 일주일 앞두고 후보직 사퇴

    김 후보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며 "오늘부터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오후 이 후보와 전격 회동을 갖고 '정치교체와 통합정부 운영 및 구성'에 합의하며 손을 맞잡았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와 이 후보가 사실상의 후보 단일화를 한 것으로 간주됐다.

    김 후보는 "어제(1일) 저는 이 후보와 함께 '정치교체를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했다"며 "저와 이 후보의 공동선언은 정치대개혁, 민생대개혁, 협치의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국민에게 드리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김동연과 새로운물결은 기득권 깨기라는 시대정신이 제대로 실천되도록 이끌고 감시하는 역할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윤석열 모두 만났지만… 李 더 적극적"

    김 후보는 기자회견 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후보직 내려놓으면서 이후에 다른 전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또는 기타 역할, 차기 정부 내각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는 나눈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선거를 코앞에 둔 민주당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그동안 비판적이었던 김 후보가 돌연 이 후보와 손을 잡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는 "정치교체, 화합 등 정부의 실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를 각각 회동했다고 밝힌 김 후보는 "정치교체 및 통합 정부 구성에 있어 이 후보가 훨씬 적극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야합이나 공학으로 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한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진정성과 실천의지가 확인됐고 그 결과 어제 같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김종인, 정치개혁 뜻 같이… 합의 이뤄지면 역할하겠다 말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사전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김종인 박사와 지난주 두 번 만났다. 충분히 대화했고 오가는 얘기들을 공유했다"며 "김 박사께선 개헌과 정치개혁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계신다. 제가 양당 후보에게 제시했던 내용에 대해 거의 100% 공감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김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만약 새 정부에서 개헌·정치개혁에 대한 추진기구 등에서 주요한 역할을 받는다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논의한 건 아니지만 제 생각엔 앞으로 이러한 일을 실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김 전 위원장도 아마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 측은 이같은 김 후보의 결단에 고무적인 반응이다. 또 이 후보 측은 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를 향해서도 끊임없이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김 후보와의 단일화가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김 후보에게 화답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7일, 최선을 다하겠다. 반드시 승리해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국민이 염원하시는 정치교체를 이뤄가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정치교체 이룰 것"…국민의힘 "金, 오염된 물결에 합류"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쪽(국민의힘 진영)은 후보 단일화가 잘 안 돼서 깨졌다면, 이쪽은 득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계산은 차치하고라도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같이 손을 모아서 힘을 합친다, 이런 모델을 보여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김 후보의 단일화에 "오염된 물결에 합류한 김 후보에게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후보는 '기득권과 약탈의 나라'를 '기회와 공정의 나라'로 바꾸겠다며 신당을 창당했다"면서 "그런데 본인의 대장동 게이트와 부인의 법인카드 횡령으로 악명 높은 이 후보야말로 약탈 기득권의 대명사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가 이 후보의 손을 잡은 것은 새로운 물결을 만들기는커녕 더러운 옛 물결에 합류하는 것이며, 본인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럴 거면 왜 굳이 창당을 했는지, 국민이 보기에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잡탕 만든다… 그렇게 해서 몇 표 더 얻겠나"

    나아가 김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에 미치지 못했던 만큼 단일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이) 지금 김 후보와 심지어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까지 다 끌어들인다. 그렇게 해서 몇 표가 더 플러스가 될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원 본부장은 이어 "만약에 그러고도 지는 경우, 그 후에 오는 정체성 충돌과 혼란의 후유증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잡탕으로 만들어 놓는다"고 혹평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단일화는 지지율 이동 또는 상징성이라는 나름의 이득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인데, 이·김 후보의 단일화는 두 가지 다 적용되지 않는 케이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