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렬 이유 모르겠다"…尹, 기자회견 열고 단일화 협상 과정 공개국힘·국당 대리인 만나 최종 합의까지 이뤄…후보 회동 조율만 남아安 "완주 철회 명분 더 제공" 요청…尹 "자택 찾아 정중한 태도 보이겠다"安측 "尹, 기자회견 열고 회동 공개제안" 또 요청…尹 "받겠다" 적극적安측, 묵묵부답하다 오전 9시 단일화 최종 결렬 통보…권영세 "참 아쉬워"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정상윤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단일화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정상윤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으로부터 단일화 결렬을 최종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단일화 끈을 놓지 않겠다"며 안철수 후보와 담판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투표용지 인쇄일(28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는 만큼 안철수 후보의 선택으로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 단일화 결렬 통보한 안철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열망해오신 국민께 그간의 경과를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제가 국민의당 최고위 인사와 통화해 저의 분명한 의사를 전하고 여러 차례 안철수 후보께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로 제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며 "우리 당과 국민의당의 전권을 부여받은 대리인이 만나 진지한 단일화 협상을 이어왔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에 따르면, 양측의 전권을 부여받은 대리인은 전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회동했고 단일화 최종 합의를 이뤄 양측에 보고 후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회동 일정 조율만 남겼다. 양측 전권 대리인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본부장이다.

    그러나 같은 날 저녁, 안철수 후보가 "(대선)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더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고, 윤석열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며 안철수 후보 자택을 방문해 정중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답을 듣지 못했다.

    安측 요청 尹이 수용했지만, 결렬 통보받아

    양측 대리인들은 27일 오전 12시40분부터 4시까지 두 후보의 회동 방식에 대한 새벽 협상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후보 측이 "윤석열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회동을 공개 제안해달라"고 요청했고, 윤석열 후보가 이를 받아들였다.

    오전 7시까지 회동 여부를 포함한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 안철수 후보 측이 윤석열 후보 측에 통보해주기로 협의했다. 윤석열 후보는 "그러나 오전 9시 단일화 결렬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며 "제가 지금까지 단일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단일화 과정에 도움되지 않고, 후보 단일화를 간절히 바랐기 때문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만 윤석열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회동 가능성을 열어놨다. 투표용지 인쇄까지 하루 남은 시점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통보하자 압박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금이라도 안철수 후보께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준다면 제가 지방에 가는 중이라도 언제든지 차를 돌려 직접 찾아뵙고 흉금을 터놓고 얘기하고 싶다"며 "안철수 후보의 화답을 기다리겠다. 국민의 열망인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통합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후보는 당초 오전 9시부터 경북 영주·안동·영천·경산·경주·포항을 들르는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전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尹 "安측에서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에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 자택에 찾아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닌데, (안철수 후보 측에서)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자택방문은 단일화 파국을 의미하는 것이니 절대 하지 말란 요청이 있었다"며 "요청을 받고도 한다면 그건 쇼에 지나지 않으니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이날 전남 목포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자신에게 문자·전화폭탄을 보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저도 이미 예상해 그쪽 관계자에게 제가 전화를 드렸고, 문자를 보시라는 말씀을 전해서 (제 문자를) 보셨다는 답변도 들었다"고 말했다.

    최종 합의까지 이르렀으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선 "저도 알 수 없다. 이유가 뭐냐고 하니까 그쪽에서도 '이유를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두 사람의 단일화 논의는 안철수 후보가 지난 13일 국민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하며 본격화했다. 다만 윤석열 후보는 '최종 협상안에 국민여론조사 경선이 들어갔냐'는 질문에 "단일화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얘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고, 여론조사 방식에서 역선택을 막을 것인지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적 없었다"고 했다.

    이어 "12일에 장제원 의원이 이태규 본부장으로부터 '우리가 내일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할 텐데 그건 협상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얼마든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권영세 "여러 라인 통해 협상 진행"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도 "단일화 관련해 장제원-이태규 라인 외에도 성일종-인명진, 이철규·윤상현-신재현 등도 협상을 진행했다"며 "단일화가 잘 성사됐다는 기자회견을 기대했는데 참 아쉽다"고 했다.

    이어 "협의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저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 국민이 야권통합을 통한 정권교체를 원하시니 투표 전날까지도 계속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본부장 역시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저희들로서는 조금 당혹스럽고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며 윤석열 후보의 회동 제의를 안철수 후보가 받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