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25일 이틀 연속 진행… 5월21일 피고인 구속기간 만료로 집중심리일주일에 1번 이상씩 치러진 대장동 재판… 변호인 측 "방어권 침해" 반발
  •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뉴시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뉴시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를 심리하는 재판부가 이틀 연속으로 공판을 진행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구속기간이 만료되기 전 재판을 신속히 마치기 위함이다. 하지만 약 40명의 증인이 남은 데다 피고 측에서 '방어권 보장' 등을 요구해 제시간에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오는 24~25일 양일간 유 전 본부장, 화천대유재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의 8, 9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지난달 10일 첫 재판을 연 뒤 한 달 보름 만에 9차 공판까지 열리는 셈이다.

    대장동 재판 1월 한 달에만 4번… 1주일에 1번 꼴

    대장동 재판은 1월 한 달에만 네 번 진행됐고, 이달에는 오는 25일 재판을 합하면 총 다섯 번 진행되는 셈이다. 단순 계산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 재판이 치러진 셈이다. 이달 초 설 연휴가 없었다면 10차 공판이 열렸을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가 이처럼 진행을 서두르는 이유는 유 전 본부장 등 주요 피고인들의 구속만기 시점과 관련이 깊다. 이 사건으로 구속된 피고인은 유 전 본부장, 김만배 씨,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 3명이다. 이들과 함께 재판 받는 정민용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불구속 기소됐다.

    대장동 피고인, 오는 5월 구속기간 만료… 증거인멸 등 우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21일 구속 기소됐고, 김씨와 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22일 각각 구속 기소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에서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월21일이면 이 사건 모든 피고인의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법조계에서는 구속됐던 피고가 재판 진행 중 풀려날 경우 증거인멸 혹은 도주 등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한다. 재판부 역시 피고인들의 구속기간을 염두에 두고 재판을 서두르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 7일 열린 대장동 6차 공판 당시 "구속 만기일을 따져보면 5월21일까지는 이 사건 판결 선고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현재 우리나라 소송법 규정이 공판에서 구속기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에, 충분한 심리를 해야 함에도 이런 요청을 드리게 돼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정상윤 기자
    이틀 연속 재판에 항의한 변호인… "방어권 침해"

    하지만 재판부가 원하는 기간 안에 재판이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사건 관련 증인 약 40명의 신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하루에 3명씩 증인신문을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지만, 증인이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불출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희망적이지는 않다.

    변호인 측 반발도 심하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가 진행을 서두르겠다고 하자 "구속기간의 제한을 두는 것은 과도한 구속기간을 막고자 하는 것이지, 그 기간 내에 심리를 마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방어권 침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이런 반발을 계속 무시할 경우 변호인 측에서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낼 수도 있다.

    김기윤 변호사는 뉴데일리에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재판을 '집중심리'라고 부른다"며 "보통 공직선거법사건이나 재판부가 심리할 내용이 많을 경우 진행되는데, 이틀 연달아 진행하기도 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이후까지도 진행을 한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변호인 측이 재판부 기피신청을 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남은 증인이 너무 많아서 피고인들의 구속만료 기간까지 재판을 마무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굳이 재판부를 피하면서까지 구속기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4일 재판에는 정영학 회계사의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김모 회계사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진행 당시 전략사업실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