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지방선거 때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후보 선거캠프 활동한 A씨이재명 시장 재선되자 성남FC 홍보팀 과장으로… 후원금 모집 담당"A씨, 유동규 형이라 불러"… "성남도개공 직원에 강제모금 주역" 증언도
  • ▲ 지난 2017년 3월 4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부산아이파크의 K리그 챌린지 개막전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017년 3월 4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부산아이파크의 K리그 챌린지 개막전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FC가 6개 기업으로부터 160억원대의 후원금을 받고 이 기업들에게 성남시가 건축허가 등 민원을 들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후원금 모집 업무를 맡았던 직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과거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이 후보의 측근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한다.

    공사 관계자 "A씨 유동규를 '형'이라고 불렀다"

    지난 5일 서울경제는 "2015~2017년 성남FC 홍보실 팀장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다"며 "A씨는 이 후보의 2008년 총선·2010년 지방선거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던 이기원 경기도축구협회 부회장(당시 성남시축구협회 부회장)의 조카"라고 보도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2월에 성남시설관리공단(현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8급 주차관리원으로 채용됐는데, 이 부회장과의 관계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인적성검사 등을 치루는 보통 공기업의 채용방식과 달리 필기시험 없이 서류와 면접전형만으로 입사했기 때문이다.

    A씨를 기억하고 있는 한 공사 관계자는 서울경제에 "공사 내부에선 A씨가 '이기원 부회장 빽으로 들어왔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A씨가 유동규 본부장을 '형'이라고 불렀던 기억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공사에서 관용차량 운전기사를 하다 삼촌인 이 부회장이 2012년 성남시 인조잔디공사 비리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던 중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성남시 인조잔디공사를 특정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업자에게 공무원들을 소개시켜주는 등 입찰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벌금 700만원을 확정 받았다. 

    유동규·김용·김현지·김지호 등… 이재명 측근과 친분쌓은 A씨

    A씨는 이후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던 이 후보의 선거캠프 SNS팀에서 활동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A씨는 이 후보의 최측근인 김용 당시 성남시의원을 비롯해 성남시의회, 성남시청 관계자 등과 친분을 맺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는 이 후보의 핵심 실무 그룹인 김현지 전 경기도청 비서관과 김지호 전 비서관과도 서로 '누나·동생', '형·동생'할 정도로 두터운 관계로 발전했다고 서울경제는 보도했다.

    이어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재선된 후 A씨는 성남FC 홍보팀 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성남FC는 앞서 비리로 유죄판결을 확정 받았던 이 부회장이 2014년 임원을 지낸 곳이다. A씨는 구단 내에서 홍보, 대외협력 업무뿐만 아니라 후원금 모집도 담당했다고 한다.

    A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실세였던 유동규 당시 본부장과 함께 공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압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공사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이 전 직원들에게 복지카드로 '팀장급 이상은 30만원, 직원은 10만원 이상' 이런 식으로 성남FC 연간회원권을 사도록 했다"며 "당시 강제모금의 주역이 유 전 본부장과 A씨였다"고 말했다.

    삼촌이 경기도체육회 이사 맡을 당시… 4급 직원된 A씨

    이후 A씨는 이 후보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듬해인 2019년 경기도체육회 4급 직원이 됐다. 이 후보가 경기도체육회장을, 삼촌인 이 부회장이 이사를 맡고 있던 시기였다.

    이와 관련 서울경제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A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후보가 연루된 성남FC 의혹은 2017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됐다. 당시 박성중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 후보가 구단주로 있던 성남FC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시민단체를 통해 두산(42억원), 네이버(39억원), 농협(36억원), 차병원(33억원) 등 기업으로부터 160억여원대 후원금을 유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2018년 6월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를 뇌물 혐의로 고발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기 분당경찰서는 작년 9월 이 후보를 불송치 처분했으나, 고발인 측이 이의신청을 내면서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사건을 송치받아 검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