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검찰청에 낸 '성남FC 의혹' 보고서… 경찰 조서 내용 포함돼"성남시 요청으로 성남FC에 후원금 42억" "두산 병원부지 용도변경 윗선 지시"경찰, 이 같은 진술 확보해 놓고도 관계자들 진술 번복하자 '무혐의' 처분검찰 수사팀 '진술 번복 과정 수사 필요' 의견 냈지만 박은정 지청장이 묵살
  • ▲ 지난 2017년 3월 4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부산아이파크의 K리그 챌린지 개막전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017년 3월 4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부산아이파크의 K리그 챌린지 개막전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구단주였던 성남FC 거액 후원금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경찰이 성남FC 수사 과정에서 후원금을 낸 두산 관계자로부터 청탁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관계자가 나중에 진술을 번복하자 무혐의 처분했다는 것이다.

    또 당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수사팀이 박은정 성남지청장에게 진술 번복 과정을 수사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팀 "진술 번복 과정 수사해야 한다" 건의… 박은정이 묵살

    지난 2일 TV조선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지난달 28일 대검찰청에 낸 '성남FC 의혹' 보고서에는 경찰 조서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1월 경찰에 나온 두산건설 관계자가 "성남시 요청으로 성남FC에 후원금 42억원을 지급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성남시 관계자는 "성남시 정자동 두산그룹 병원부지 용도변경 승인을 검토하라는 윗선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성남시 관계자 "두산 병원부지 용도변경 '윗선 지시' 있었다"

    하지만 세 달 뒤인 4월, 이들은 다시 경찰에 나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청탁 진술을 뒤집었고, 경찰은 이 건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TV조선은 전했다.

    이에 경찰 조서를 검토한 성남지청 수사팀은 관계자 진술 번복 배경이 석연찮다며 윗선에 여러 차례 수사 필요성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압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4월을 전후한 이들의 통화 내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이다. 통화 내역 보관 기간은 1년이기 때문에 올 4월까지는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은정은 사건 재검토만 지시

    박은정 지청장은 그러나 수사팀에 사건 재검토 지시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수사팀을 지휘했던 박하영 차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더 근무할 수 있는 방도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박 차장검사의 사직 글을 계기로 '수사무마 의혹' 논란이 커지자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달 26일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한편, 이 후보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관련 의혹은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의 고발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두산 등 기업체들로부터 후원금 160억여 원을 유치하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