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양도세 때문에 매물 없어"… 국토세 내라더니, 갑자기 양도세 유예 주장 김부겸 "정부 정책 반대하던 이들이 매물 내놓을 리 없어… 동의 어려워" 거부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되면 세금 폭증할 것이라는 공포심, 이미 파다해"
  • ▲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이 제시했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방안과 관련 "굳이 동의가 안 된다면 몇 달 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입장에선 원칙 훼손… 이해해"

    이 후보는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화상 대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 입장에선 원칙이 훼손된다, 일관성에 금이 간다,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점도 이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후보는 "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현재 종합부동산세 중과가 현실이 됐고, 직접 느끼는 압박이 커서 매각하고 싶은데 양도세 부담 때문에 견뎌 보는 입장이 상당히 많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상태로는 양도세 중과제도가 처음 시행되면서 오히려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부작용의 일부가 발생하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단계적으로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즉, 행정 목적, 제도 자체의 목적 달성을 위해 유연성을 조금 발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부겸 "양도세 중과 유예, 동의하기 어려워"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해 "정부 정책의 신뢰가 떨어져서 정부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자 이 후보가 한발 물러난 셈이다.

    김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양도세 중과 부분은 도입 시 1년간 유예 기간을 줬다"며 "그때 정부를 믿고 주택을 처분한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또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하면 시장에 주택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정부 정책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던 분들이 지금 여유를 준다 해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줄곧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 반대 견해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를 되찾은 상황에서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당내에서도 "이미 정해진 정책의 기조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이상민 의원) "정부 정책의 신뢰가 무너짐으로써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강병원 의원)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野 "이재명 공약, 선거 끝나면 '말짱 도루묵'"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발언에 "어지럽기 그지없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원일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최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5.7%는 이재명 후보가 대선 전 공약을 선거 이후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고 대답했다"며 "한마디로 '말짱 도루묵' 후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온갖 세금이 폭증할 것이라는 공포는 이미 파다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원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세금 깎아준다' 카드를 계속 내밀 것"이라며 "표만 되면 영혼이라도 팔 후보이니, 어제 무슨 말을 했는지 스스로 알기는 할까 궁금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선거만 끝나면 모든 것이 '말짱 도루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의제를 다룰 워킹그룹을 만들어 당내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관련 "의원총회에 부쳐 찬반 양론을 들어보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견 조정을 하게 할 생각"이라며 "논쟁이 많으니 먼저 워킹그룹을 구성해서 논의를 정리해가겠다는 걸 내일 의총에서 밝힐 계획이란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