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이재명 감정 조절 능력' 묻더니… "이재명 일 잘하더라" 5년 만에 입장 바꿔
  • ▲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를 향해
    ▲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를 향해 "감정조절 능력에 하자가 있느냐"고 묻던 자신의 과거 발언 관련 최근 "연구가 부족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의 '대선 특별기획: 이재명을 말한다' 코너에 출연한 유 전 이사장.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2018년10월~2021년10월)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를 향해 "감정 조절 능력에 하자가 있느냐"고 묻던 자신의 과거 발언 관련, 최근 "연구가 부족했다"며 견해를 바꿨다.

    '감정 조절 능력 하자' 과거 발언에… 유시민 "연구 부족했다" 

    정치평론 중단을 선언했던 유 전 이사장은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의 '대선 특별기획: 이재명을 말한다' 코너에 출연해 "과거 이 후보에게 감정 조절 능력에 하자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발언했는데, 지금의 평가와 달라졌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어 "이재명에 관한 연구가 부족해 오해했던 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불과 4년 전인 지난 대선정국에서 이 후보의 감정 조절 능력을 문제 삼았다. 형님 정신병원 강제 입원, 욕설 파문 등 이 후보 관련 논란에 관해서였다.

    유 전 이사장은 2017년 1월2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신년특집 대토론-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에서 "요즘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은 여러 가지 공격을 많이 받는데, 사정을 보면 그럴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로서 감정 조절 능력에 하자가 있는 것 아닌가 이런 궁금증이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함께 출연했던 이 후보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문제는 공직자들이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 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며 "제 가족에게 이를 철저하게 통제했고 (형님과) 통제한 결과 사이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이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던 유 전 이사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는 이 후보를 추켜세웠다. 이 후보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생존자' '발전도상인' '과제중심형' 등 세 가지를 꼽으면서다. 

    "5년 전과 다르다" "학습능력 뛰어나" 입장 바꿔

    유 전 이사장은 먼저 이 후보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거론했다. 그는 '생존자' 키워드를 꼽은 이유로 이 후보의 '소년공' 시절, 산재사고, 중·고 검정고시를 통한 대학 진학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2010년에 성남시장되고 나서 엄청나게 수사도 많이 받았고 기소도 당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판결 받은 그 건이 판결이 다르게 나왔더라면 사망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후보가 2006년 낙선 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때도 상기시켰다. 이를 두고 "민주당 후보가 분당구에서 과반 득표를 했다? 저한테는 진짜 보기 드문 사건이었다"고 토로한 유 전 이사장은 "저 사람이 어떻게 해서 분당구에서 과반 득표를 했지 알아보니 일을 잘하더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대선으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이 후보를 보면 5년 전과 모든 면에서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한 유 전 이사장은 "이 사람은 되게 머리가 좋은 사람이고, 학습능력이 뛰어나고, 그리고 목표의식이 뚜렷해서 자기를 계속해서 바꿔나가는 사람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앞으로 대통령이 안 될 수도 있고 될 수도 있는데, 대통령이 될 경우에도 또는 안 될 경우에도 정치 하는 동안 계속해서 정책이든 행동양식이든 사고방식이든 이런 것이 나아질 가능성 있는 사람 같다"고도 평가했다. 

    전직 대통령과 비교도 이어졌다.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는 한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볼 때 완성형이 아니다"라며 "이때 완성형이라 함은 저 사람은 한 인간으로서 특징을 구비했다는 것이고,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저기서 더 발전할 가능성을 보고 투표한 것이 아니고 저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뽑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예컨대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낙선했던 이회창 (대선) 후보, 또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게는 우리가 (이들이) 대통령이 된 뒤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더 고양된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들을) 뽑은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미완성이라는 표현은 좀 부정적 표현, 뉘앙스가 들어있지만 완성됐다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이 후보는 여전히 더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재명 미완성"이라는 유시민, "노무현도 미완성"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는 "후보 시절부터 미완성이라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고 소개했다. 노 전 대통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진 등을 상기시키며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하고 그래서 지지층, 뽑아준 사람들의 요구와는 반대로 갔다"며 "그렇게 했던 대통령이 달리 없었고, 그런 점에서 보면 발전도상인"이라고 평했다.

    이 후보의 정책 추진과 관련해서도 "'지역화폐 발행해서 경기를 살려야 돼'라든가, 무엇 때문에 어떤 가치를 위해 저 정책을 하고 있느냐를 설명하지 않고 곧바로 현안이 되고 있는 과제들을 바로 들고 나와서 자기 나름의 해법을 밀고 나간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를 보면 어떨 때는 저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상상이 잘 안 된다"고도 했다. 

    유 전 이사장은 "(부동산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지금 시점에 적어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경우에는 이미 드러나 있고 우리가 알고 인식하고 있는,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과제들에 곧바로 대들어서 하나하나씩 처리해나가는 리더십, 그런 것들을 원했기 때문에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된 것 아닌가"라고 진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