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중앙군사위, 공병부대 등 북한군 동원해 긴급복구명령…김정은 “비축물자 보내라”유엔과 EU “8월 초부터 내린 폭우 지켜보고 있었다…국경 열어주면 대북 인도적 지원 용의”
  • ▲ 폭우로 무너진 함경남도의 한 다리. ⓒ조선중앙TV 관련보도 화면캡쳐-자유아시아방송
    ▲ 폭우로 무너진 함경남도의 한 다리. ⓒ조선중앙TV 관련보도 화면캡쳐-자유아시아방송
    8월 초부터 내린 폭우로 홍수가 난 함경남도에 대해 김정은이 신속한 복구와 자재 지원을 명령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도 함경남도 수해복구를 지원하라고 도당 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지시했다. 유엔과 유럽연합(EU)은 “북한 수해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요청하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함경남도 홍수 피해에 노동당 중앙군사위 열려…김정은 “신속히 복구지원”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폭우와 큰물(홍수) 피해 복구사업을 위해 회의를 열어 함경남도 도당 군사위원회 확대회의 긴급 소집을 지시하고 필요한 관련 지시들을 하달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노동당 중앙군사위는 함경남도 수해상황을 보고받은 뒤 공병부대들을 출동시켜 수해지역 도로 복구를 지시했고, 함경남도에 주둔 중인 북한군 부대들을 동원해 수해복구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는 또한 함경남도 도당 군사위원회 확대회의 개최를 지시했다.

    통신에 따르면, 당 중앙군사위 회의 내용은 리정남 함경남도 도당 책임비서를 통해 전달됐다. 김정은은 “피해복구용 주요자재를 국가 예비분에서 빼서 긴급 지원하라”는 지시와 함께 “당 중앙에서는 함경남도 수해복구에 자금과 자재를 강력히 지원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도당 군사위 확대회의에서는 김정은의 지시를 전달하는 동시에 수해지역에 보낼 복구인력 편성, 복구 설계 및 자재 수송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수해복구 인력은 북한군이 주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은 “도당 군사위 확대회의는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 까지 수해복구를 마무리 짓겠다는 결정을 전원일치(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유엔·EU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할 준비 돼 있다”

    한편 유엔과 유럽연합(EU)은 “함경남도 홍수 피해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UN OCHA)은 “지난달까지 극심한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던 북한 동부 지역에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이는 북한의 식량상황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킨다”고 밝혔다. UN OHCA는 “유엔은 북한 당국과 접촉 중이며, 피해 주민들을 지원하려는 북한 당국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 인도주의 지원국(EU HAD)도 같은 날 대북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EU HAD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일부 지역의 가뭄과 홍수로 인해 북한에서 식량부족 사태가 생기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경폐쇄조치를 완화, 구호물자 유입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인력 입국을 허용한다면 대북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함경남도에는 8월 1일부터 폭우가 내렸다. 이로 인해 제방이 무너져 5000여 명이 대피하고, 주택 1170세대와 수백 정보(1정보는 3000평)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또한 도로 16.9km와 하천 제방 8.1km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