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송영길·이재명·이낙연 등 與, 일제히 환영 메시지 野 권성동 "대선 전, 남북관계 정치에 이용하나"‥ 원희룡 "文, '북한 치트키' 사용"
  • ▲ 사진=북한과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27일 오후 군 관계자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시험 통화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 사진=북한과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27일 오후 군 관계자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시험 통화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정부와 북한이 27일 오전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남북관계를 국내정치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격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에 따른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지지율과 내년 대선 승리를 염두에 둔 '꼼수'라는 것이 야권의 지적이다.

    문 대통령이 청해부대 장병 코로나19 집단감염, 백신 부족,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수감 등 각종 악재를 돌파할 타개책으로 '김정은'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靑·與,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환영"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친서를 교환한 사실을 알리며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끊어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이번 통신연락선 복원이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양 정상이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환영 메시지를 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 사실을 알리며 "가뭄 깊은 대지에 소나기 소리처럼 시원한 소식이다. 격하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어 "남북 간 통신선의 전면적인 복원을 시작으로 북한과 직접대화의 물꼬를 트는 일이 우선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제를 푸는 최선의 방법은 역시 대화와 소통"이라며 "(남북 간 통신선 복원은) 남북 양 정상이 친서 교환을 통해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라고 평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역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남북한 정상이 다시 시작한 담대한 걸음을 환영하고 응원한다"고 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 여권 주자들도 일제히 페이스북을 통해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野 "문재인정부의 쇼" "북한 치트키 사용하나" 

    국민의힘에서는 남북 통신선 복원을 '문재인정부의 쇼'라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남북관계를 내년 대선을 앞둔 국내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에서다.

    4선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3년 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랬듯, 내년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남북관계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려는 쇼가 아닌가 속 보이는 행태라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을 상기시키며 "문재인정부는 총력을 당해 고인에게 '월북 프레임'을 씌웠다"면서 "문재인정부가 이번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기점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정말 진정성이 있다면 잘못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적어도 억울해하는 우리 국민, 피살된 공무원의 유족에게 사과하고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겠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했다.

    야권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국가 운영을 엉망으로 하면서 위기가 찾아올 때면 쓰는 북한 치트키, 잔꾀 부려 국민 기만하려는 시도가 매우 불량하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원 지사는 이 글에서 "청해부대 집단감염, 백신 부족, 무너진 경제, 망가진 부동산, 김경수 전 지사 구속 등 악재가 이어지니 한다는 대처가 고작 북한발 훈풍작전이냐"면서 "잔꾀 부리는 대통령, 창피하다"고 꼬집었다.

    태영호 의원 역시 북한의 국내정치 개입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 다시 시작되고 이산가족 상봉, 북한에 억류된 우리 주민 석방 등 현안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한다"면서도 "북한이 남북 연락 채널 복원 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이벤트성 행사를 벌여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시도하려 않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