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노무현 탄핵 때 표결 강행하려 행동" 공세… 이재명 46.1% > 이낙연 42.2% 박빙
  •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당내 경쟁 상대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과거 노무현 대통령 당시 탄핵 동참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본소득 관련 공약 발표 뒤 "정치인의 최고 덕목은 국민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며 "과거의 자료를 보니까 이낙연 후보가 스크럼까지 짜 가면서 (노무현) 탄핵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동까지 나서서 한 것 같은 게 사진에도 나오더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니 납득이 잘 안 된다. 투명하지 않고 안개 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한 이 지사는 "진실이야 본인만 알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2004년 탄핵 표결 당시 나온 반대표 2표는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누가 반대표를 행사했는지 확인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 당시 이낙연 의원은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앞서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은 방송 예고에서 '탄핵 당시 찬반 투표 까자'는 문구를 넣었다. 방송에 출연하는 이 지사가 이를 제안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실제로는 관련 언급이 없었다. 논란을 진실공방으로 확대하기보다 이 전 대표의 탄핵 당시 모호한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탄핵 반대 외치던 유시민·송영길 막아"

    이재명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의원님은 탄핵에 찬성했던 한나라당 의원들과 탄핵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에 진입했고, 탄핵 반대를 외치던 유시민·김근태·송영길을 가로막는 대열에 동참했다"며 "설훈 의원님은 당시 이낙연 후보가 탄핵 과정은 참여, 탄핵 표결은 반대한 판단과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공개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의원은 전날 오전부터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노 전 대통령 탄핵 찬성, 반대에 분명한 입장이 없다. 구렁이 담 넘듯 하면 안 된다"고 공세를 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오후 9시 'KBS 뉴스 9'에 출연해 "탄핵 투표 당시 사실관계가 어떻게 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네, 반대했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자 이 지사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탄핵에 반대했다'고 말하는 것이 결국 이낙연 후보의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정확하게 답할 의무가 있다"며 "탄핵 반대 표결에 참여했다고는 하더라도 탄핵에 무한책임이 있기에 사과할 의무도 여전히 있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수 유죄에 친문 구심점 주목

    여기에 대권 잠룡으로 거론됐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친문 세력의 표심이 이제 어디로 쏠릴지가 변수로 떠올랐다. 

    이 지사 측이 민주당 적통론에 맞서 과거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을 꺼내든 것은, 친문 진영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이 전 대표를 겨냥한 견제구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문은 권리당원과 대의원 구성에서 절대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한다. 현재는 이 지사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지만, 이 전 대표나 정 전 총리가 친문 세력을 규합하면 '이재명 대세론'을 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특히 이 지사는 지난 20일 형수와 다툼 중 욕설을 하는 추가 녹음파일이 공개돼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다. 이 지사 측은 이 파일을 올린 유튜버가 이 전 대표 측과 연관된 인사라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권 적합도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는 46.1%, 이 전 대표는 42.2%를 기록하며 박빙의 결과를 보였다. 전주 조사의 차이(45.4%, 38.4%)보다 많이 좁혀진 결과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민주당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전남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표결을 어떻게 했는지, 사생활 문제, 군필원팀 등 상대를 흠집내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무슨 관심을 가질지 모르겠다"며 "먹고 사는 문제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당장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