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승 "미국 전술핵 한반도 배치, 북한 억제력 강화와 북핵 폐기 압박 가능"
  •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핵동맹'으로 진화시키고 '핵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는 예비역 장성의 주장이 나왔다. 핵무기를 이용해 한반도에서 '새 판 짜기'를 시도하는 김정은의 야욕을 막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미동맹을 핵동맹으로 진화시켜 북핵 해결하자"

    류제승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지난 6월21일 ‘케이정책플랫폼’에서 발행한 ‘북한의 실존적 위협과 미래 한미동맹의 준비태세 강화책’ 보고서에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류 부원장에 따르면, 핵동맹(Nuclear alliance)은 한국이 미국의 핵운용계획에 적극 관여할 수 있는 수준의 동맹이다. 핵문화(Nuclear culture)는 핵위협에 대응하는 활동·사고방식·개념 측면에서 한미가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핵무기 이용해 남북관계를 상하관계로 만드는 '새 판 짜기' 돌입"

    류 부원장은 보고서에서 "김정은이 핵무기 이용해 남북관계를 상하관계로 만드는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면서 이를 막으려면 ‘핵동맹’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 북한의 위협은 대체로 재래식 무력도발과 테러행위에 국한된 것이 특징인 반면 김정은 시대 북한은 핵무기를 '결정적 수단'으로 '결정적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내부는 물론 외부 위협으로부터 김정은 정권을 수호하고 미국과의 협상으로 대북제재를 해제해 경제를 재건하며, 한국의 정치·사회 지형을 개조하여 선대의 숙원인 ‘조선반도 통일’의 꿈을 실현하는 것”을 김정은이 추구하는 ‘결정적 이익’이라고 류 부원장은 규정했다. 

    류 부원장은 김정은이 선제 핵공격을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이 먼저 핵공격할 경우 한미 연합군의 압도적 핵보복을 받을 것이고, 결국 정권이 붕괴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정권 종말과 체제 붕괴에 직면하는 절박한 상황에 이르면 한국의 전략적 중심인 수도권에 1차 핵 타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류 부원장은 경고했다.

    한국 내 전술핵 배치 통해 북핵 억지해야

    북한 핵무력을 억지하려면 먼저 한미 연합군의 모든 전력을 통합운용해 북한의 위협을 적시에 억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류 부원장은 지적했다. 

    "김정은이 대량보복과 확전을 두려워하도록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한미 맞춤형 억제체제'를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류 부원장은 "북한이 한미 연합군의 의도·능력·결기(決起)를 명료하게 인식하고 신뢰하도록 상호확증파괴와 공포의 균형원리가 작용하는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류 부원장은 미국 전술핵의 한국 재배치에도 찬성했다.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전진배치는 북핵 폐기를 압박하고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일거양득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갈등 또는 무력분쟁 발생 시 훨씬 수월하게 '확전 시 우세'를 확보해 궁극적으로 핵전쟁을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다.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 위배"라는 일부 지적에 류 부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약속은 북한 핵무장으로 이미 유명무실해졌다"며 "미국이 핵 운용의 주체인 상태에서 비핵국인 한국에 핵무기를 양도하는 것도 아니고 전술핵의 위치만 조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