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원희룡 등 국민의힘 주자들 "검증" 견제… "함께할 것" 이준석 '러브콜'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종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종현 기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관련 메시지가 갈수록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그간 "정치철학이 같다" "걸어가는 길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만 내비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관해 생각을 굳힌 뒤 시기를 놓고 고민하는 모양새다. 기존 국민의힘 내 대권 경쟁자들은 의혹 검증을 앞세우며 견제구 날리기에 열을 올렸다.

    윤석열 "공정 위반 분노세력 만나고 입당 결정"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전날 SBS·KBS와 연달아 가진 인터뷰에서 "정권교체하는 데 국민의힘과 연대, 만약 필요하다면 입당도 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다만 "입당 문제보다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며 "공정과 상식, 법치를 위반하는 행태에 분노하는 분들을 다 만나고 나서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을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입당하더라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이 굉장히 중요한 정치세력임은 틀림없다"고 전제한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하는 데 필요한 어떠한 합당한 방법도 찾아볼 것이고, 그런 점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징계 사유에도 없었다" 가족 의혹 정면돌파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자신과 가족의 의혹이 담겼다는 이른바 'X파일' 논란과 관련, 정면돌파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수사 의뢰는) 의미가 없겠지만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하겠다"고 밝힌 윤 전 총장은 "제가 선출직 공직을 하겠다고 나선 만큼, 합당한 근거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께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모가 연루됐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에 관해서도 "장기간 수사했는데 뭐가 있었다면 문재인정부와 갈등을 빚은 저를 징계하는 과정에서 그것으로 내치지 않았겠나"라며 "징계 사유에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제 와 (수사 기관이) 뭘 했다는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등판하며 국민의힘과 가까워지자 기존 당내 대선주자들이 견제에 나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 진영에 올지, 독자출마할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당내에서 치열하게 국가 운영 능력이나 그리고 본인과 가족의 도덕성 문제를 상호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가 '내가 쥴리라고 하는 것은 소설'이라며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직접 해명한 것과 관련 "치명적 실수다. 본인 입으로 물꼬를 터버렸으니 그 진위에 대해서 국민들이 집요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제주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당내 주자가 있어서 (입당에 대해) 시간을 끌거나 피하는 거라면, 변화를 함께 겪고 다른 세력을 끌어안아야 하는 정치지도자인 대통령으로서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윤석열, 국민의힘과 생각 다르지 않아"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입당 시기를 고민하는 것과 관련 "함께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부드러운 메시지로 이제 막 정치에 발을 들인 당 밖 주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 메시지를 보고 우리와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제3지대론을 펼칠 만한 근거가 되는 이야기를 출마선언문에서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체 전략상 (입당이) 늦어지는 것이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하면서도 "국민의힘에서 조급하지 않게, 밀당은 너무 당기지도 밀지도 않는 형태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