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에게 '이준석 위험하다' 문자 메시지 전송…커뮤니티 논란 확산李 "당원 명부 통째로 특정 캠프에 의해 유출 추정…이게 경륜인가" 비판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정상윤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정상윤 기자
    오는 7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책임당원 모바일투표를 하루 앞둔 6일 이준석 후보를 비방하는 문자 메시지가 당원들에게 전송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 바람에 위기 의식을 느낀 다른 후보의 과도한 견제로 당 대표 선거가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원 투표 하루 앞두고 이준석 비방 문자 논란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준석 왜~~', '이준석 위험하다'는 제목의 문자가 이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 링크와 함께 당원들에게 전송됐다.

    해당 문자는 누가 보냈는지 특정되지 않은 개인의 번호로 국민의힘 당원들 휴대전화로 전송됐다. 본지가 한 국민의힘 당원에게 문자메시지 내용을 받아 해당 링크에 접속해보니 '우파닷컴'이라는 유튜브 페이지에 기계 목소리로 '이준석에 대해 거는 기대 왜 문제인가'라고 시작하는 영상이 재생됐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당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인증 사진을 올렸고 '구태들', '(상대 후보들이) 급하긴 급한가 보다'라는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 후보는 문자 전송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당원 명부가 통째로 특정 캠프에 의해 유출돼 '이준석 비방 문자'를 보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 나타났다"고 적었다.

    이어 "당원 명부는 선거 기간 중 후보 캠프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저희는 단 하나의 문자도 아직 보내지 않았다"며 "캠프가 아닌 개인이 이런 상대 후보 비방 문자를 당원 명부로 보낸 게 사실이라면 30만 당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한 후보는 확인되는 즉시 책임지고 사퇴하라, 이게 경험과 경륜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 측, 문자 살포자 수사 의뢰

    이 후보 측은 당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겨냥해 당원 명부를 유출할 리 없다며 선거 기간 동안 당원 명부를 보유하고 있는 당권 주자 캠프에서 이를 활용한 비방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비방 문자 살포자에 대한 수사의뢰 요청'의 건을 공문으로 발송했다.

    이 후보 측은 공문에서 "공명정대하고 축제 분위기에서 치러져야 할 전당대회가 선거를 방해하고 결과를 왜곡시키려는 일부 불순한 세력들이 당 대표 후보자에 대한 비방 문자를 대량 살포했다"며 "이는 공직선거법 제251조 후보자비방죄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어 즉시 발신자에 문자 살포 중지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 후보 측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수사 기관에 즉시 수사 의뢰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경선 기간 캠프 사무실, 지원 차량, 홍보 문자 없는 '3무(無)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대전 KT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확 달라진 선거 문화 속 젊은 사람도 비용을 많이 투자하지 않고 선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아직 단 한 건의 단체 문자도 발송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제가 평정심을 유지한다면 우리 당 뿐만 아니라 다른 당에 미치는 시사점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원 투표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논란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의혹 공방전'으로 얼룩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오는 7~8일 선거인단(책임당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한다. 9~10일에는 ARS 투표(모바일 투표 미참여자 대상)와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한 차기 당 대표는 11일 오전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