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왕-과천 당협위원회 부위원장 강태린, 청년최고위원 출사표"국민의힘, 우파정당 정체성 회복해 차별화된 '대안정당'으로 거듭나야"
  • ▲ 강태린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파라곤 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강태린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파라곤 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6·11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강태린 후보(34·의왕-과천 당협위원회 부위원장)는 여의도에 불어닥친 '세대교체' 이슈와 관련해 "일거에 과거를 청산하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되고, 우파정당답게 '점진적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평등'보다 '공평' 중시… 우파정당 정체성 회복"

    강 후보는 1일 서울 여의도 파라곤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뿌리를 확 뽑아버리는 것보다 뿌리를 단단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청년최고위원 출마선언부터 비전발표회, 합동연설회 과정을 거치면서 줄곧 우파정당의 '정체성' 회복을 주장했다.

    단국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강 후보는 젊은 나이지만 이미 세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자 소상공인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회사(테루마주식회사)를 운영한다.

    정계 입문 계기로 강 후보는 "보수의 근본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어린 시절 남의 비닐하우스에서 살아야 할 만큼 가난을 겪었지만 우리 가족이 열심히 노력해서 이를 극복했고, 어려웠지만 '평등'보다 '공평'이라는 개념을 중시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족처럼 잘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이 노력한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 보수의 근본가치임을 몰랐을 시절부터 이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라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또 "의무경찰 복무 시절이던 2009년 과격한 좌파집회 시위자들이 경찰을 향한 불법폭력을 자행하고, 집회 때문에 교통체증으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항의하자 그 시민들에게까지도 해를 가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충격적이었다"며 "이러한 비상식적인 점을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도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라고 부연했다.

    "세대교체는 점진적으로… '홍위병' 방식 안 돼"

    강 후보는 지난해 4·15총선 당시 의왕-과천에 예비후보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배를 마셨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청년 정치인'의 역할을 강구하는 데 몰두해왔다고 밝힌 강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신진 대 경륜' 논쟁과 관련해서는 "이분법적으로 나눠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리적 나이만 젊다고 모든 것을 구습·악습으로 몰아버리는 것은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의 행태와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륜이 있다고 모두 능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편 가르기보다 '조화'"라는 것이다.

    "이준석 돌풍, 청년 돌풍 아닌 이준석 개인기"

    강 후보는 그러면서 전·현직 중견 정치인들을 제치고 '0선 정치인' 이준석 당대표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는 현상을 "'청년 돌풍'이라기보다 '이준석의 개인기'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그간의 인지도를 비롯해 4·7 재·보궐선거 당시 활약이 있었고, 그 추세가 계속 올라온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한 강 후보는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구도'와 '바람'인데 이 후보가 흐름을 탄 것은 대부분이 인정하는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강 후보는 '이준석 돌풍' 현상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계파논란'과 관련 "저는 원외라 잘 모를 수 있어도 원내에서 상황을 주시하는 사람들이 허무맹랑한 소리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인터뷰 등을 보면 후보 스스로도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옹립하고 싶다고 말해온 데다 인터뷰한 장소도 유 전 의원 사무실인 '희망22' 사무실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의 견제처럼 계파의 지원을 받는지까지는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강 후보는 30대 청년으로서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은 "확고한 이념을 정립함으로써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0세대가 보수 이념이나 우파정당으로서의 정강정책이 싫어서 국민의힘 전신을 싫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강 후보는 "그렇지만 우파정당으로서 도리어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공고히 하는 데 소홀했던 점, 미래세대를 위한다는 확신을 청년들에게 주지 못한 점이 크다"고 분석했다.
  • ▲ 강태린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이종현 기자
    ▲ 강태린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정강정책에서 '기본소득' 삭제하고파"

    강 후보는 그러면서 "좌파 또는 더불어민주당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우파정당만의 뿌리와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만약 청년최고위원에 당선된다면 '김종인 비대위' 체제 시절 당 정강정책에 명문화된 '기본소득'을 대폭 수정 또는 삭제하고 싶다"고 소신있게 발언했다.

    "내년 대선 이슈는 단연코 '경제'와 '공정'인데, 여당에서 제시하는 경제정책은 '기본소득'과 같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그런데 당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우리 당도 똑같이 '기본소득'이나 현금 살포와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우파정당으로서 국민들에게 '대안'을 주지 못하고 '혼선'만 주는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강 후보는 이어 "복지정책이라는 것은 한 번 정해 놓으면 두 번 다시 그 밑으로 내려가기 힘들다. 그런데 우파정당인 국민의힘이 포퓰리즘에 따라가는 모습을 보면 답답함을 느낀다"며 "나도 아이가 벌써 셋이지만, 순간의 반짝 승리를 위해 미래 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빚을 떠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역설했다.

    강 후보는 또 "청년들이 문재인정부에 가장 분노한 것은 '공정'과 '정의'의 문제"라며 "정유라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놓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두 자녀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등 '내로남불'의 모습에 실망이 컸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유라에게는 엄격… 조국, 잘못 모르는 것이 신기"

    그러면서 최근 논란이 된 조 전 장관의 저술 <조국의 시간>과 관련 "이미 법원이 판결을 내렸는데, 아직까지도 뭘 잘못했고 국민이 분노한 것을 모르는 것이 신기하다"며 "'조국의 책'은 오히려 민주당에 마이너스가 되고 우리 당으로서는 역설적으로 감사한 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4·7 재·보궐선거를 기해 가열되는 '성별 간 갈등'과 관련해서도 강 후보는 "남녀 갈등의 실재는 부정할 수 없지만, 이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성별 간 갈등 문제는 법·제도적으로 명문화하기보다 '공론의 장'을 더 활성화하고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문화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더 성숙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청년최고위원 출마자로서 청년할당제나 성별 관련 정책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인기 없는 행위'임을 알지만, 청년세대를 떠나 단기적이고 인기 위주의 정책 제시는 지양하고 싶다"는 강 후보는 "다만 정치지도자를 양성하는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처럼 우리 당에도 정치의 A부터 Z까지 배울 수 있는 '교육적' 의미의 기구는 마련됐으면 좋겠고, 청년최고위원이 되면 '청년육성센터'를 설립하는 데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