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서 합법 인정받은 '대마초 제품'도 한가득… 국내 반입할 땐 규정 살펴야
  • ▲ The Everyone Wins gift bag that Oscar nominees will receive contains swag worth $205,000  ⓒDISTINCTIVE ASSETS / Forbes
    ▲ The Everyone Wins gift bag that Oscar nominees will receive contains swag worth $205,000 ⓒDISTINCTIVE ASSETS / Forbes
    한국시각으로 지난 26일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The 93th Academy Awards, OSCAR)'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75)은 48만원 상당의 '황금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엄밀히 말하면 24K로 도금한 청동상이다. 

    단 상금은 제로다.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전통적으로 수상자들에게 상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매년 아카데미 연기상(주연상·조연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25명은 '오스카 스웨그 백(Oscar Swagbag)'으로 불리는 값비싼 선물 가방을 받아갈 수 있다.

    이 가방은 아카데미 시상식과는 무관한 한 마케팅 회사가 제공하는 협찬품이다. 디스팅크티브 애셋(Distinctive Assets)이라는 이 회사는 2000년부터 이 가방을 오스카 후보들에게 제공해왔다.

    '호텔 리조트 숙박권' '운동 패키지' 등 고액 이용권 포함

    올해 지급된 오스카 스웨그 백의 가치는 20만5000달러(약 2억270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방은 평범하지만 그 안에 '스웨덴 럭셔리 호텔 리조트 숙박권'이나 '유명 트레이너와의 운동 패키지', '지방흡입 시술권', '주류' 같은 고액의 상품과 서비스 이용권이 가득 담겼기 때문이다.

    디스팅크티브 애셋의 설립자 래쉬 패리(Lash Fary)는 "올해는 이 가방이 단순히 무료 물품들로 가득 찬 가방이라기보다, 더 큰 목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를 원했다"며 "여성이나 흑인, 장애인이 운영하는 기업에서 만든 상품들로 협찬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 등 각종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스웨그 백에는 ▲스웨덴 함네스쿠르(Hamneskär) 섬에 있는 파테르 노스터(Pater Noster) 등대(호텔로 개조)에서 3박4일 머물 수 있는 초특급 리조트권 ▲캘리포니아의 골든 도어 스파(The Golden Door spa) 이용권 ▲유명 연예인 트레이너 알렉시스 셀레츠키(Alexis Seletzky)와의 운동 패키지 ▲성형외과 의사의 지방흡입 시술권 ▲의료용 마스크 ▲면역력 강화를 위한 비타민 세트 ▲C60 퍼플 파워(Purple Power) 항산화제 ▲아가베 데킬라(Agave Tequila) ▲91프루프 위드 스트레이트 부르봉 위스키(91-proof Weed Straight Bourbon Whiskey) ▲트러스트 미 보드카(Trust Me Vodka) ▲운동화 ▲양말 ▲맨투맨 티 ▲故 채드윅 보스만(Chadwick Boseman)을 기리기 위한 NFT 카드 등이 포함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가방에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들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24캐럿 금박을 입힌 할로우팁스(Hollowtips)의 대마 용액 카트리지(24-karat gold vape cartridges)부터 ▲대마 추출물 칸나비디올(CBD)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대마 성분 연고까지 갖가지 대마 상품들이 협찬품으로 구성됐다.

    앞서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대마초 흡입기나 각종 선정적인 제품을 오스카 스웨그 백에 담아 논란이 일자, 소송을 통해 해당 업체가 아카데미 시상식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美 국세청, '스웨그 백' 소득으로 분류… 50% 납세해야

    후보자들이 이 가방을 받겠다는 의사를 주최 측에 전달하면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미국의 배달 서비스 업체 '포스트메이트'를 통해 후보자의 자택 등으로 스웨그 백을 배달한다.

    그러나 이 백을 받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을 수 있다. 2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이 백을 받는 순간 50%를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세청은 오스카 스웨그 백을 일종의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매기고 있다. 따라서 가방을 받으려면 반드시 세금신고서를 작성하고, 이후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에 따라 1억원가량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또한 캘리포니아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선 대마를 마약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국내 반입 시 상당한 주의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윤여정의 소속사 관계자는 30일 "윤여정이 스웨그 백을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