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추천위원엔 文정부 초대 법무장관, 윤석열 징계위원, 친정권 언론인 "길태기 전 차관,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은 박범계 거수기 역할" 지적
  •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오는 29일로 예정되면서 차기 검찰총장후보 심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법무부가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강하게 지지하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법무부는 지난 26일 이 지검장을 포함해 10여 명의 이름이 적힌 검찰총장후보자 검증보고서를 후보추천위위원 9명에게 보냈다. 이 명단에는 이성윤 지검장 외 △구본선 광주고검장(23기) △오인서 수원고검장(23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23기) △조남관 대검 차장(24기)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24기) △김오수 전 법무부차관(20기)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22기) 등 전·현직 검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검증보고서에 담긴 '범죄경력'… 피의자 이성윤 범죄경력은 '조회 중'?

    검증보고서에는 각 후보자의 병역 이행 여부, 재산 현황, 경력, 범죄경력 등이 담겼다. 이 가운데 이 지검장의 범죄경력 관련 기재사항을 문제로 꼽힌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개입 의혹'을 받는다.  2019년 3월23일, 반부패부장이던 그는 서울동부지검에 전화해 공문서 조작 및 은폐를 시도하는 등 수사에 외압(직권남용)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이 지검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수차례 소환을 통보받았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다.

    그런데 이 지검장 검증보고서에 기재된 범죄경력은 '수사 중'이 아닌 '조회 중'으로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는 '경찰이나 검찰 등의 수사기관으로부터 범죄의 의심을 받아 수사받는 자'를 뜻하는데도 법무부가 이를 덮으려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한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며 "법조 관계자 중 이성윤 지검장이 피의자 신분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포털사이트에 이성윤 이름 세 글자만 쳐도 관련 기사에 '피의자'라고 나올 정도"라고 지적한 이 변호사는 "이런 상황인데 보고서에 수사 중이 아니라 조회 중이라고 올려놓은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수준을 벗어난 거다. 어떻게든 흠결을 덮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는 29일 후보추천위에서도 이 지검장이 최종 3~4인에 뽑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판단이다. 추천위원 상당수가 친정권 성향이기 때문이다. 후보추천위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후보추천위 구조 자체가 독립성이 약하다. 
  • ▲ 박상기 전 법무장관. ⓒ뉴시스
    ▲ 박상기 전 법무장관. ⓒ뉴시스
    후보추천위 면면 살펴보니… 文정부 초대 법무장관, 윤석열 징계위원 등

    후보추천위원은 당연직 위원 5명과 비당연직 4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 1명에는 법무부 검찰국장이 포함된다. 비당연직 4명은 법무부장관이 전부 결정한다. 즉, 9명의 과반인 5명에게 법무부의 입김이 닿는 셈이다. 

    당연직에는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이름을 올렸다.

    비당연직에는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 △길태기 전 법무부차관 △안진 전남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원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등이 뽑혔다.

    이들 중 후보추천위원장은 비당연직인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이다. 그는 검찰개혁을 꾸준히 주장해온 인물로 문재인정권의 첫 법무부장관을 지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후보추천위원장으로 뽑았다.

    다른 위원들도 친정권 성향이 짙다. 비당연직인 안 교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안 교수는 과거 더불어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손 논설위원도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살아 있는 권력 수사와 '영생권력' 검찰"이라는 글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역대급 수사력을 투입해 표창장부터 사모펀드까지 탈탈 털었다"며 윤 전 검찰총장을 비판했다.

    "최종 3~4인에 이성윤 포함될 것"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길태기 전 차관과 이정수 법무부 감찰국장도 박범계 장관을 위한 거수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당연히 (자신과) 뜻을 같이하기 때문에 비당연직에 길 전 차관을 앉혔을 것이고, 이 감찰국장의 경우에도 법무부 소속이니 당연히 박 장관과 같은 입장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위원들 간에 이견은 있겠지만, 결국 문재인정부의 노후를 책임질 만한 인물이 최종 3~4인에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한 이 변호사는 "그중에는 당연히 이성윤 지검장이 포함될 것이라고 본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박범계 장관이 최종 1인으로 이성윤 지검장을 뽑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