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김어준 방송 나와 "백신 안 급해" "화이자 쓸 나라 없다" 주장野 "코로나 극복 방해, 사퇴해야"… 의협회장 '기모란 파면' 1인시위
  • ▲ 지난 16일 임명된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비서관. ⓒ뉴시스
    ▲ 지난 16일 임명된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비서관. ⓒ뉴시스
    기모란 국민암센터 교수의 청와대 방역기획관 임명을 두고 야당과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 기 기획관은 교수 시절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50여 차례 출연해 "백신 구매는 급하지 않다"는 발언을 해왔다.

    하지만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률은 1.62명으로 세계평균(7.24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지난 16일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 확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해온 기 기획관을 국가 방역을 총괄하는 직책에 임명한 것이다. 

    野 "방역 교란 기획관 탄생" 기모란 사퇴 촉구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기 기획관은 거짓 여론몰이를 통해 정부에 영향력을 끼쳐왔다"며 "앞으로도 청와대에서 백신 확보에 대한 잘못된 의견을 피력해 코로나19 극복에 방해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기 기획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배 대변인은 "실무책임자인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방역과 백신을 다 관리한다"면서 "'방역교란기획관'의 탄생이다. 청와대는 그냥 친(親)정권 인사를 위해 위인설관(爲人設官·사람을 위해 일부러 벼슬자리를 만듦)했다고 고백하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수급을 서두를 필요 없다'는 기모란을 청와대에 없는 자리까지 만들어 영전시켰다"며 "사람이 먼저라더니, 알고 보니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자기 편인 기모란이 먼저였다"고 질타했다.

    의료계의 반발도 거셌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며 "방역 망친 방역기획관 기모란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기 기획관의 임명을 철회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 지난 19일 ' 기모란 신임 방역기획관 임명을 철회 바랍니다'라는 청원을 올리고 "기 기획관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백신 수급 등에 대한 일방적인 두둔과 옹호 발언을 했는데, 그(임명) 배경이나 근거가 다분히 정치적 성향, 이념에 따른 심리적 판단이 작용했음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기 기획관 임명에 "문제가 없다"며 엄호하고 나섰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기 기획관의 발언을 보면 당시 방역상황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이야기였다"며 "방역이 안정적인 국가에서는 백신 문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던 것"이라고 옹호했다.

    홍 정책위 의장은 "실제로 저희가 다 공개할 수 없지만 화이자를 비롯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요구가 매우 무리했다"고 주장했다. 

    기모란 "백신 급하지 않다" "화이자 쓸 나라 없다"

    야당과 의료계가 문제 삼는 기 기획관의 과거 발언인 "백신이 급하지 않다"는 발언은 지난해 11월20일 나왔다. 기 기획관은 당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국은 지금 일단 환자 발생 수준으로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백신 확보는)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 기획관은 또 지난해 12월10일 같은 라디오에 출연해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경우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을 처음 써본 것이기 때문에 좀 더 불안감이 크고, 아스트라제네카처럼 기존에 써오던 플랫폼을 쓴 것은 우리가 해보던 방식"이라며 "만약에 3개(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가 동시에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러면 화이자나 모더나를 쓸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