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조 변화 없이 동력 확보 어려워" 비판… 당 내부서도 '문빠에 의한 통치' 인정
  • ▲ 이철희 민주당 전 의원이 지난 2019년 10월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질의하고 있다.ⓒ뉴시스
    ▲ 이철희 민주당 전 의원이 지난 2019년 10월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질의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4·7 재·보궐선거 참패를 극복하기 위해 청와대 참모 교체를 '신호탄'으로 한 인적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국가 정책의 근본적 기조 변화 없이는 레임덕뿐만 아니라 국정운영의 동력 확보도 어렵다는 것이 여권 내부를 포함한 정치권의 대체적 전망이다.

    재·보선 결과에 상당한 책임감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에는 '비문(非 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까지 SBS 라디오 '이철희의 정치쇼' 진행을 맡아온 이 전 의원이 12일 갑작스럽게 출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은 김태현 변호사가 대신 진행했다.

    이 전 의원은 김대중정부 청와대 행정관, 김한길 전 의원 보좌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역임했다. 이후 JTBC 시사토론 프로그램 '썰전'에 출연해 진보층을 대변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지난해 21대 총선 직전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정치권 전반에 대한 비관적 심정을 밝히며 총선에 불출마했고, 이후 방송활동을 재개해 정치권에 쓴소리를 내왔다.

    이 전 의원은 국회의원 재임 당시 조국 사태와 관련해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라고 지적하며 친문(親 문재인)과는 반대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비문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다만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586세대가 물러날 때"라고 말한 그가 정치권에 복귀하면 '아시타비(我是他非)'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외숙 인사수석도 교체 대상에 올랐다. 김 수석은 2019년 5월 임명된 뒤 2년가량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8월 수석급 이상 6명의 참모가 사의를 표명했을 때 함께 사표를 제출했지만 반려됐다.

    기존에 사의를 표명한 김영식 법무비서관 등도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개각 전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서두르는 것은 시간을 늦출 경우 인적개편의 효과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지세를 낮춰 레임덕이 가속화할 공산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기 내 마지막 개각으로 레임덕을 막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개편이 마무리되는 대로 마지막 임기를 함께할 내각 개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포함해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등이 개각 대상으로 꼽힌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차기 대선 출마에 뜻이 있는 만큼 다음주로 예정된 대정부질문 이후 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일부 당심으로 대표되는 의견이 너무 과다해 소위 강성 의원, 강성 당원들의 의견에 휘둘렸다는 점에 대해 성찰이 필요하다"며 "이 부분은 즉각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빠'에 의한 통치를 인정하며 쇄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