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후배들이 '현산군'이라 불러… 폭력성 어마무시했다"현주엽 "후배들에게 얼차려 줬던 건 사실… 개인적 폭력은 없었다"
  • 최근 '스포테이너(스포츠+엔터테이너)'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 중인 전직 국가대표 농구 선수 현주엽(47·사진)이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을 "H씨와 같은 학교에서 운동했던 후배"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지난 14일 커뮤니티 게시판 '보배드림'에 '당대 최고의 농구선수 H씨의 학폭 진실'이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시 H씨는 후배들을 운동장에 집합시켜 10~30분간 원산폭격을 시키고, 후배들이 잘못하면 장기판 모서리로 머리를 때리는 등 종종 괴롭힘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국대 농구 선수 출신이고, 운동을 아주 특출나게 잘해 '위아래도 없는' 독보적인 존재였다"고 가해자 H를 묘사했다.

    H라는 이니셜을 사용, 사실상 현주엽을 공개저격한 글이 파장을 일으키자, 현주엽은 SNS를 통해 작성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학폭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과거 후배들을 상대로 단체기합을 준 적은 있으나 개인적인 폭력은 절대로 없었다는 게 현주엽의 주장이다.

    이처럼 현주엽이 학폭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나서면서 그가 출연 중인 방송 제작진도 당장 하차 여부를 논하기보다는 이번 사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H씨, 코치 퇴근 후 후배들 집합시켜 얼차려 가혹행위"


    '당대 최고의 농구선수 H씨의 학폭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로 현주엽에 대한 학폭 의혹을 촉발시킨 A씨는 "학창시절 H씨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며 "운동이 끝난 후 코치 선생님이 퇴근하면 매일 같이 H씨가 단체집합을 걸어, 작은 돌들이 있는 상태로 원산폭격을 기본 10~30분 시켰다"고 주장했다.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학생들은 H씨에게 주먹이나 발로 맞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당시 H씨는 운동장을 뛰는 기합을 시시때때로 시켰고, 터무니없는 돈을 준 뒤 그것보다 비싼 과자나 음료 등을 사 오라고 시켜, 어쩔 수 없이 개인 돈을 보태 사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폭로했다.

    A씨는 "H씨의 괴롭힘이 얼마나 심했으면 후배들이 단체로 도망가, 며칠 동안 숨어지내다 학교로 끌려온 적도 있었고, 그후로 H씨가 껄끄럽게 지내지 말고 단체로 '빠따' 맞고 깔끔하게 끝내자고 해서 일을 무마시킨 적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례를 거론한 A씨는 "민주주의 한국 안에 절대권력의 공산주의 국가가 존재했고, 그 공산주의 국가 안에 무지막지한 독재자 H씨가 존재했었다"며 "이 글은 현재 13명의 직속 후배 중 연락이 닿은 7명과 K대 출신의 한 선수, 총 8명이 겪은 힘들고 아픈 일들을 기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A씨의 폭로글에 네티즌 B씨는 "언젠가는 이런 글이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저도 쌍둥이 자매가 학폭으로 뜨거울 때 이분 생각이 났다"고 댓글로 거들었다.

    B씨는 "우리나라 농구선수 중 이 정도 농구 실력을 가진 분이 계실까 생각이 들지만 그 폭력성도 어마 무시했다"며 "운동 종료 후 단체기합, 원산폭격, 폭행은 자주 있는 일이었고, 인격을 철저히 짓밟힌 일들이 너무나도 많아 저희 후배들은 그분을 '현산군'이라 불렀다"고 주장했다.

    현주엽 "내가 현산군이라니… 악의적 모함, 법적대응할 것"


    현주엽의 후배를 자처하는 네티즌들의 폭로가 잇따르자 현주엽이 반박에 나섰다.

    그는 14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폭로자의 글로 30년도 넘은 중학교 시절 그리고 27년전 대학재학 시절까지 현재에 소환됐다"며 "있지도 않은, 진실과 너무나 다른 사실들을 여러 명의 기억들을 엮고 묶는 방식으로 폭로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현주엽은 "회상해보면 어린 시절 저 또한 단체기합을 자주 받았고, 당시 농구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들에게 기강이 엄격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저는 당시 주장을 맡았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던 일이 있었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당시 일은 후배들에게 매우 미안하고 죄송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폭력은 절대로 없었다"고 강조한 그는 "언론을 통해 A씨가 폭로한 내용도 대부분 사실이 아니며 제가 폭력적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악의적으로 지어낸 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현주엽은 "A씨는 마치 구체적인 사실처럼 늘어놓으면 비록 그것이 거짓이라도 사람들이 믿어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받을 저의 가족들과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에 대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수사기관에 의뢰해 진실을 규명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A씨 등을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설 뜻을 밝힌 현주엽은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억측에 기반한 보도는 삼가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주엽 디스한 폭로자 A씨, 농구부 시절 문제아였다"


    현주엽의 해명 이후 A씨의 주장을 반박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고려대 농구부 출신 후배인 김모씨는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체육계가 전반적으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문화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현주엽 선배는 후배들을 상대로 주먹을 휘두른 적 없는 선배"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폭로 글을 보면 원산폭격이나 얼차려를 주며 폭력을 가했다고 나와 있지만, 당시엔 원산폭격만 받아도 '운 좋은 날'이라고 후배들끼리 말하곤 할 정도였다"며 "그런 와중에도 현 선배는 욕설이나 화를 내긴 했지만, 단 한 번도 대학 시절 후배들에게 손찌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팀 주장에게 부상 상황 등을 전달하고 그 후에 코치님에게 말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인데 이를 마치 권력처럼 포장해 이야기해서 당황스러웠다"면서 "해당 댓글을 적은 사람(A씨)이 누군지 농구부에 있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당시에 그 친구가 사고를 너무 많이 쳐서 나도 운동 그만 둘 생각하고 그 친구를 때린 적이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 선배는 그 친구도 때린 적이 없다"고 강조한 김씨는 "작성자가 배구 학교폭력 이슈가 터지니 부모가 국가대표 출신이었다는 공통점을 이용해서 열등감에 물타기를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