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세균, MB정부 '22조 4대강' 예타면제 비판…'28조 가덕도' 예타면제는 밀어붙여
  •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당·정·청이 부산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속도전을 펴는 것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야당 시절 했던 발언이 정치권에서 회자하며 '내로남불' 비판이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에는 강도 높게 비판했으면서 최근 '가덕도신공항' 예타 면제는 적극 밀어붙이는 등 '이중 잣대'를 들이댔다는 것이다.

    문재인·정세균, '4대강 예타 면제' 맹비난

    불과 5년여 전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책사업에 있어 '예타 면제' 등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6월26일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대표 시절 보수 정권을 향해 "4대강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 예타 조사를 생략시켜버렸다"며 "그 결과는 환경재앙과 국민 혈세 22조원 낭비였다"고 비난했었다. 

    2월 초 국회에 제출된 국토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사업비는 28조6000억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민주당 대표를 맡던 4대강 사업 속도전을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정 총리는 2009년 11월9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4대강 사업 삽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데, 예타 조사와 문화재 관련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당시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을 두고 "속도전으로 밀어붙인다"고 지적한 정 총리는 "(MB 정부가) 법치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독재로 운영하고 있다.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고도 했다.

    이렇듯 국책 사업의 예타 면제를 비판했던 민주당이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예타 면제 조항'이 담긴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처리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이 법안에는 △필요한 경우 예타 면제 가능 △신공항건설사업 관련 다른 법률에 우선해 이 법을 적용 등 내용이 담겼다.

    여야는 지난해 11월 법안 발의 뒤 3개월여 만에 비용 추계도 생략하며 이 법안을 심사했고,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朴 TK 방문에는 "선거 개입"…文, 선거 앞두고 가덕도 방문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두고도 민주당의 '이중 잣대'가 거론된다. 민주당은 2016년 4·13 총선 한달 앞둔 2016년 3월10일 대구·경북 지역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향해 "선거 개입"이라고 규정했었다. 

    당시 김성수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역대 어느 정부나 대통령도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낸 정부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25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해 "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고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을 들으니 가슴이 뛴다"며 "반드시 실현시키자"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 당·정·청 인사들이 총출동한 자리에서였다.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가덕도 방문 등을 비판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사진=국민의힘)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가덕도 방문 등을 비판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사진=국민의힘)
    野 "文, 선거중립 최소한 의지도 내팽개쳐"

    가덕도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민주당의 '이중 행태' 및 '선거 개입' 논란을 두고 야당의 쓴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선거중립에 대한 최소한 의지도 내팽개친 사건"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자당 소속 시장의 성범죄로 생긴 보궐선거에 공약을 발표한 다음날 장관과 당 대표가 총집합해 해당 지역을 방문해 핵심 공약인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약속했는데, 이것이야말로 관권선거의 끝판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은평 뉴타운 방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그렇게 몰아붙이던 민주당 아닌가"라며 "민주당의 아시타비(我是他非) 끝은 어디인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