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유력 후보작 '미나리'…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 전격 공개
  • 미국영화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 영화부문 앙상블상(Cast In A Motion Picture) 후보에 오른 영화 '미나리(Minari)' 출연진이 15일 배급사 '판씨네마'를 통해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나리'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정이삭(Lee Isaac Chung) 감독은 "완전히 생동적이고, 관객이 점점 발견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며 진정성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캐스팅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자전적 이야기지만 배우들이 자신의 할머니나 부모와 비슷하게 연기하기보다는 본인만의 색으로 표현해내길 원했다. 그렇게 시작된 캐스팅 중 '제이콥' 역은 스티븐 연(Steven Yeun) 외에는 아무도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오직 그만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정 감독은 말했다.
  • 스티븐 연 "꾸밈없는 스토리에 사로잡혔다"

    이에 스티븐 연은 "'미나리'의 꾸밈없고 진실한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았다"며 "좁은 의미의 정체성이 아닌 인류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본질에서 생겨난 이야기에 끌려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예리는 대본을 읽고 "마치 내 옆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 같았다"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과 첫 미팅을 하게 된 날 "정이삭 감독이라면 감독이 원하는 '모니카', 내가 원하는 '모니카'를 합쳐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영화와 감독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정 감독 역시 "한예리를 만나서 매우 운이 좋았다"며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쓴 '모니카'에 딱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고 밝혀 한예리의 캐스팅이 운명적이었음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 윤여정 "보는 순간 진짜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에 대해 정 감독은 "처음에는 희극적으로 등장하지만 결국 가족에게 심오한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캐릭터의 미묘함을 표현할 수 있는 강한 배우가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정 감독은 자신이 영화사를 강의할 당시 윤여정의 영화를 틀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함께 일하게 돼 영광스럽다. 윤여정은 진짜 예술가이자 분야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있고, 그녀의 직관과 능력은 이 세상에 현존하는 위대한 배우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윤여정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는데 진짜처럼 너무 생생했다"며 "그 후 감독을 만났는데, 지금 같은 시대에 저런 친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겸손하고 바른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힌 윤여정은 "진정성 있는 스토리와 영화만큼 따뜻한 감독의 태도에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 한국계 이민 가족의 '미국 정착기' 그린 영화

    '제36회 선댄스 영화제(The Sundance Film Festival)' 심사위원 대상 및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미국 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을 싹쓸이하며 61관왕 144개 노미네이트라는 대기록을 세운 '미나리'는 '문라이트(Moonlight)', '노예 12년(Twelve Years a Slave)'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플랜B)가 제작해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문라이트', '룸(Room)', '레이디 버드(Lady Bird)', '더 랍스터(The Lobster)',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등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A24가 북미 배급을 맡았고, '문유랑가보(Munyurangabo)'로 '제60회 칸 영화제(Festival de Cannes)'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후보에 오른 정이삭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 '제8의 전성기' 맞은 윤여정, 한국 할머니 '순자'로 열연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 시리즈, '옥자', '버닝'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난 스티븐 연이 가족을 위해 농장에 모든 힘을 쏟는 아빠 '제이콥' 역으로 분했고, 영화 '해무', '최악의 하루'와 드라마 '청춘시대', '녹두꽃',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온 한예리가 낯선 미국에서 가족을 이끌며 다독여주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또한 '할머니 같다'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잘 아는 할머니 '순자' 역은 영화와 드라마,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오가며 '제8의 전성기'를 맞이한 윤여정이 맡았다.

    여기에 할머니와 최상의 '티키타카'를 선보이는 장난꾸러기 막내 '데이빗(앨런 김)', 엄마를 위로할 줄 아는 속 깊은 딸이자 어린 동생의 든든한 누나 '앤(노엘 케이트 조)'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캐스팅된 아역 배우들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는 3월 3일 개봉.

    [사진 및 자료 제공 = 판씨네마 / 국외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