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부산대, 교육부 지침도 무시하고 조민 감싸" 비판"민변 출신 차정인 총장 정치색도 작용했을 것… 교육부, 부산대 감사 나서야"
  • ▲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대가 교육부 규정과 지침을 어기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를 보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현 기자
    ▲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대가 교육부 규정과 지침을 어기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를 보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입시 비리와 의사국시 합격 문제를 두고 야권에서 가장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황보 의원이 이번에는 "교육부와 부산대가 원칙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조민 씨를 감싼다"면서 "조민 씨 본인이 진정으로 당당하게 의사가 되기를 원한다면 부모 도움 없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황보 의원은 8일 국회 의원실에서 본지와 만나 "교육부와 부산대가 이번 조민 씨 문제와 관련해 정유라 씨 사태 때처럼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많은 청년의 절망과 분노를 일으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교육부 규정에 '부정행위 시 입학취소' 명시… 부산대 학칙 안 바꿔

    황보 의원이 조민 씨 문제를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22일 부산대를 찾아가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에 따른 진상조사와 입학 취소를 요구했다. 또 보도자료와 SNS 등을 통해 교육부와 부산대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황보 의원은 조민 씨가 인턴으로 합격한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이 근무한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산대가 교육부 규정과 지침을 어기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일반 학생들은 무시한 채 조민 씨만을 위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인 황보 의원은 "지난달 부산대를 방문했을 때 박홍원 부총장을 만나 '이화여대는 정유라 씨 사건 당시 선제적으로 입학을 취소했는데 부산대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 부총장이 '정유라 씨는 고등학교에서 먼저 입학을 취소하자 이화여대도 입학 취소를 했다'고 변명했지만 거짓말이었다"며 "이후 조사해 보니 2016년 12월 31일 이화여대가 먼저 정유라 씨 입학을 취소하고 세 달이 지나서야 고등학교도 입학을 취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보 의원은 이어 "부산대 학칙에는 거짓 자료 제출 등 부정행위가 있는 경우 입학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고, 교육부는 입학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으로 규정했다"며 "교육부 규정대로라면 조민 씨는 이미 입학이 취소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고등교육법 제34조의 6 '입학허가의 취소' 조항은 '학생이 입학전형에 위조 또는 변조 등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등 부정행위가 있는 경우 그 입학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선택조항이 아닌 의무조항이다.

    교육부는 2019년 12월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 부정입학 의혹이 터지자 부정입학에 따른 입학 취소 관련 법률 조항을 이처럼 '의무조항'으로 신설했다. 또한 이듬해 6월 시행령을 신설하면서 전국 대학에 법령에 맞게 '의무조항'으로 학칙을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부산대는 이를 전혀 따르지 않고 여전히 '선택조항'으로 뒀다. 게다가 지난 1월 학칙을 정비했지만 입학 취소 관련 규정은 개정하지 않았다.
  • ▲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대가 차정인 총장의 정치적 성향으로 인해 조민씨를 지나치게 감싸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종현 기자
    ▲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부산대가 차정인 총장의 정치적 성향으로 인해 조민씨를 지나치게 감싸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종현 기자
    차정인 부산대 총장,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민변 출신

    황보 의원은 부산대가 조민 씨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이유가 차정인 총장의 정치 성향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단국대와 키스트(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조민 씨의 허위 경력증명서 발급을 사과하고 관련자 징계까지 내렸지만, 유독 부산대만 끝까지 조민 씨를 감싼다"며 "차정인 부산대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인데다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이력도 있기 때문에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귀띔했다.

    교육부를 향해서도 '제 편 감싸기'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조민 씨 모친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재판에서 정 교수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는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문 대통령 눈치를 보며 행동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황보 의원은 "정유라 씨는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사비리 사건 1심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입학 취소 처리됐다"며 "부산대도 교육부가 감사 지침을 내리고 진상조사를 할 수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부산대 감사 통해 진상조사 나서야"

    지난 8일 대정부질문에서 황보 의원이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이 사안과 관련해 질문하자, 유 장관은 "2019년 8월 (조민 씨의) 입학 관련 언론 보도가 나왔고 일주일 만에 검찰이 대학을 압수수색했다"며 "이례적으로 감사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검찰이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황보 의원은 조민 씨 문제를 단순 정쟁 취급하는 여당의 태도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여당이 조민 씨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우리 당을 향해 선량한 젊은이를 망가뜨린다면서 반발하고, 이를 다루는 언론도 '기레기'라고 욕한다"며 "하지만 조민 씨를 이렇게 만든 것은 우리 당이나 언론이 아니라 올바른 길을 알려주지 않은 부모, 즉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라고 일갈했다.

    "조민 씨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모 아래에서 자랐기 때문에 개인의 자질은 충분하지만 부모의 과잉보호에 의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황보 의원은 "본인이 의사 가운을 입고 당당하게 환자를 돌보고 싶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제대로 정당하게 공부한 뒤 의사가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 ▲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양쪽으로 나뉘어 시위하던 시민들을 바라보며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이종현 기자
    ▲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양쪽으로 나뉘어 시위하던 시민들을 바라보며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이종현 기자
    황보승희 "조국 둘러싼 대결, 현장에서 목격… 국회의원 도전한 계기"

    애초에 부산지역의 발전에만 매진하던 황보 의원이 중앙정치 무대에 도전한 이유도 조 전 장관 사태의 영향이 컸다. 부산 영도지역에서 구의원 3선, 시의원 재선을 하며 오랜 기간 지방의원으로 일했던 황보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임명되자 '조국 사퇴 촉구를 위한 부산여성 100인 행동'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부산 서면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였다. 이후 서울 광화문광장 시위에도 참여했는데, 이때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반대하는 시민들을 바라보며 느꼈던 복잡한 심경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고 토로했다.

    황보 의원은 "우리나라의 상징 중 하나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이 양쪽으로 나뉘어 시위하는 모습을 보니 정치가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면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다들 생업도 내팽개칠 정도로 나라가 걱정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이 다시는 조 전 장관 때와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하고 싶어 국회의원이 됐다"고 강조했다.

    "사회 고위층이 불공정한 행태를 보여 문제가 된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일반 국민과 그의 자녀들이 절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한 황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조민 씨 때문에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사실을 청년들이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며 "특히 많은 부산지역 청년들이 이 문제에 분노해 부산대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황보 의원은 이어 "얼마 전 지역구에 내려갔더니 한 60대 어르신이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조민 문제를 계속 지적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라고 격려해 주셨다"며 "이번 문제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잘못한 일이라고 느낀다는 것을 정부‧여당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조민 감쌀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 바라봐야"

    황보 의원은 부산대가 잘못된 부분을 하루빨리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조민 씨와 근소한 점수 차이로 부산대 의전원에 불합격한 학생도 있는 만큼 학교는 즉시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벌여야 한다"며 "지금 부산대가 보호할 사람은 조민 씨가 아니라 다른 일반 학생들이다. 조민 씨로 인해 땅에 떨어진 학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조치를 취해 다시 공정한 학교를 만들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황보 의원의 조언이다.

    황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께서 취임사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조민 사태 이후 평등‧공정‧정의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졌다"며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지지하는 국민들만 챙기려 하지 말고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바라보는 정치를 하셔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국민 화합을 위해 애쓰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