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 아닌데도 '비자면제' 관용 여권… 2017년 7월20~31일 아내·딸과 스페인 여행
  •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뉴데일리 DB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뉴데일리 DB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후보자가 20대 국회 때 몸이 아프다며 본회의에 불참하고는 관용 여권으로 가족과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거짓 병가' 논란이 커지자 황 후보자는 "비서가 휴가 사유를 병가로 잘못 적었다"며 보좌진을 탓했다. 

    文이 강조했는데 불참… 황희 스페인서 "뭔가에 홀렸다" 해명

    8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20대 국회 제352회 본회의가 열린 2017년 7월20일과 22일 일신상의 사유로 병가를 제출했다.  

    이때(7월22일) 국회는 문재인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를 연 상황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시 심각한 일자리난 해결을 위해 추경 편성을 강조하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었다.

    그런데 황 후보자는 이 기간에 병가를 내고 추경 표결에 불참했다. 알고 보니 황 후보자는 2017년 7월20일부터 31일까지 아내·딸과 함께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당시 국회 본회의는 황 후보자 등 민주당 의원 27명이 대거 불참함에 따라 추경 처리를 위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잠정중단 사태까지 갔다.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황 후보자는 스페인 여행 도중인 2017년 7월24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 "해외에 나와 있었다. 나오기 전에는 이런 상황이 될 줄 몰랐는데 후회스럽다"며 "뭐에 홀린 듯하다. 긴장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깊이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가족여행인데 관용 여권 사용… 황희 "혜택받지 않았다" 부인

    문제는 황 후보자가 가족여행임에도 '일반' 여권이 아닌 '관용' 여권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관용 여권은 공적 업무로 해외출장을 가는 공무원들에게 비자면제 등의 혜택을 주는 여권이다. 그럼에도 황 후보자는 사적인 목적으로 간 스페인 여행에 공무 외에는 쓸 수 없는 관용 여권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황 후보자 측은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가족여행을 병가로 제출한 이유로는 "근무경력이 짧은 비서진이 휴가 사유를 병가로 적는 착오가 있었다"며 보좌진을 탓했다.

    관용 여권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서는 "구청에서 일반 여권을 수령하는 절차가 번거로워 관용 여권을 갖고 갔다"며 "일반 여권처럼 입·출국했고, 관용 여권 혜택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野 "꾀병여행" "보좌진 탓" 비판… 내일 청문회서 송곳검증 예고

    이에 야당은 황 후보자의 자질 논란을 제기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황 후보자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아들 특혜를 제기한 당직사병의 신상을 공개하고 비난받자 '언론이 먼저 공개했다'고 회피하더니, 본회의 불참을 위해 제출한 거짓 병가는 '경력 짧은 비서진의 착오'라고 한다"며 "내일(9일) 인사청문회에서 황 후보자의 거짓 해명과 의혹들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황 후보자가) 꾀병을 부려 결근하고 여행을 다녀왔는데, 일반 직장인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며 "황 후보자는 내일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충분한 해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