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화상 신년인사회에서 또 자화자찬…… 김종인 "국가 현실 냉정히 판단해야"
  • ▲ 7일 청와대 '2021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7일 청와대 '2021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선방한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함께 그려낸 '2020년 우리의 자화상'이었다"고 지난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을 통해 진행된 신년 합동인사회에서 "지금 우리는 코로나 3차 유행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결코 2류도, 영원한 2등도 아니었다. K방역 등에서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역량을 보여줘 세계 모범국가로 인정받았고 이제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방역 관련 인식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연말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대로 이어졌고,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이 벌어지는 등 사태는 심화했다. 이날 기준 국내 우한코로나 관련 누적 사망자는 1046명이다. 동부구치소 누적 확진자는 1051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2명이 발생했다. 

    "K방역 등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해"

    문 대통령은 이어 "새해는 '통합의 해'"라며 "우리가 코로나에 맞서 기울인 노력을 서로 존중하고, 우리가 이룬 성과를 함께 인정하고 자부하며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을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통합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건이 허용한다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마지막까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우한코로나 재확산의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박병석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국회·정당 대표 4명, 국무위원 18명, 경제계 3명, 시민사회 2명, 종교계 8명, 일반국민 8명 등 50여 명이 온라인으로 초청됐다.

    김종인 "위기 인정 않는 것이 진짜 위기"

    제1야당 대표로 참석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작금의 국가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진짜 위기는 그것이 위기임을 모르는 것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절박한 청년들, 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서민들,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토로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각자 화면에서 새해 소망을 적은 종이를 들어 보이면서 인사회를 마쳤다. 문 대통령의 새해 소망은 '함께 건강한 한 해'였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모두발언에서 새해의 의미를 '통합'이라고 강조한 것은, 지난해 심화한 사회적 갈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두 차례 비공개 회동에서 국정을 논의했고, 이후 이 대표가 지난 1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낸 바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사면 제안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신년 메시지에 통합을 화두로 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며 "통합에 어떻게 사면만 있겠나.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코로나19를 시사했다"고 선을 그었다. 

    사면권자인 문 대통령은 침묵하지만, 이달 중 이뤄질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견해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