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현 회장에 맞서 강신욱·유준상·이종걸 출마… 단일화 여부가 당락 키포인트
  •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10월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10월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국민체육진흥공단 등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입후보 등록 마무리와 함께 본격적인 서막을 올렸다. 재선에 나서는 이기흥(65) 현 대한체육회장에 맞서 강신욱(65) 단국대 교수, 유준상(78) 대한요트협회장, 이종걸(63)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이 도전하는 4파전이 됐다. 이번 선거는 이 회장을 제외한 야권 후보 3명의 단일화 여부가 승패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8일부터 29일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이기흥 현 체육회장 등 4명이 공식 입후보했다. 기호는 추첨을 통해 1번 이종걸, 2번 유준상, 3번 이기흥, 4번 강신욱으로 결정됐다.

    이들은 다음 달 17일까지 전화·문자메시지, 정보통신망(전자우편, SNS 등), 윗옷·어깨띠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진행할 수 있다. 선거일은 다음 달 18일로 오후 6시에 투표를 마감한다.

    '이기흥 VS.
    反이기흥' 구도, 야권 이기려면 단일화 필수

    최종 후보로 등록한 4명 외에도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과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이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마지막에 출마를 포기했다. 현재 '이기흥 대 반(反)이기흥'의 구도에서 야권 후보의 난립은 '필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은 야권 후보 3명도 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느냐가 당락의 키포인트가 됐다.

    지난 28일 강신욱 교수, 유준상 회장, 윤강로 원장, 이에리사 전 선수촌장 등 4명은 한자리에 모여 후보 단일화를 위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견해차만 확인한 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29일까지 좀 더 의견을 조율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하지만 강 교수가 모임이 끝난 28일 심야에, 장영달 전 배구협회장 대신 출마한 이종걸 의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의장은 강 교수에 대한 지지를 약속하고 출마를 포기했다.

    그런데 29일 후보 등록 마감 후 선관위 공고문에 이 의장의 이름이 등장했다. 출마를 포기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를 번복하고 후보 등록을 한 것이다. 이 의장 측은 "지지자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해 입후보했다"며 "앞으로 선거운동과 후보 단일화 논의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준상 회장 "다른 후보들, 단일화 논할 자격 없어"

    이기흥 현 회장은 2016년 10월 통합 대한체육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지난해 6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됐을 뿐만 아니라 탄탄한 지지층까지 보유하고 있어 이번 선거에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이유다.

    단일화의 길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유 회장이 이 의장과 강 교수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회장은 "강신욱 교수는 자기가 먼저 단일화 논의를 깨고 야합했기 때문에 관련해서 말할 자격이 없고, 이종걸 의장도 강 교수랑 단일화하기로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번복해서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특히 이 의장은 이번 선거 출마 과정에서의 행태가 아주 실망스럽다. 체육계도 정치화하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래도 조심스레 단일화의 가능성은 열어놨다. 그는 "이 의장이 국민께 사과하고 사퇴한다면 추후 강 교수와는 단일화 얘기를 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선거와 관련된 질문을 하기 위해 이기흥 회장과도 접촉을 시도했으나 31일 현재까지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