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엄포 놓고 최하위 징계… 조수진 "여당의 정의는 가짜라는 사실 재확인"
  •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스타그램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스타그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6일 '와인모임'으로 논란을 일으킨 윤미향 의원에게 '경고' 수준의 조치만 취하기로 결정했다.

    윤 의원은 우한코로나(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국민 불안감이 치솟는 가운데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와인파티'를 벌인 데다 해당 모임 사진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의 '경고' 조치와 관련, 야당은 "윤미향 의원의 당내 위상이 짐작되는 대목"이라는 반응이다. 또한 '울며 겨자 먹기식' 처분과 '내로남불' 민낯의 정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與, 윤미향 '코로나 와인파티' 논란에 "엄중한 경고"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로 사회의 아픔과 시민의 고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상황을 지나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윤 의원과 관련한 논란에 견해를 밝혔다. 민주당은 그러나 윤 의원에게 '엄중한 경고' 수준의 처분만 내리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당규 제16조에 따르면 징계 처분은 제명, 당원자격정지, 당직자격정지, 경고로 구분하는데, '경고'는 징계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주의를 촉구하는 수준이다.

    앞서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시절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횡령' 의혹으로 검찰에 기소됐음에도 지난 9월 당직과 당원권정지 처분만 받아 '책임회피용 솜방망이' 조치라는 여론의 비판이 들끓었다.

    반면, 민주당은 이스타항공 창업주로 대량해고 책임자로 지목된 이상직 의원은 자진탈당으로 마무리 지었다. 또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양정숙·김홍걸 의원은 제명했다. 다만 이들 모두 의원직은 유지했다.

    "윤미향이 민주당 실세?… 당내 위상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

    자진탈당 또는 제명 처분이 내려진 이들에 비해 윤 의원은 코로나 확산세와 백신 미확보로 국민 여론이 악화했음에도 정부·여당이 두둔하는 모양새가 역력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동권 출신 인사는 통화에서 윤 의원 남편 김삼석 씨를 거론하며 "NL(민족해방) 계열 운동권에서 꽤 높은 서열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이어 "민주당에서 동교동계는 이제 가치가 떨어져 김홍걸 정도는 쉽게 내칠 수 있었겠지만, 윤미향은 사실상 '살아 있는 실세'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통화에서 "윤미향 의원의 당내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며 "정의연 관련 인물들이 줄줄이 장관, 의원직으로 진출하니 여당이 윤 의원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여당의 정의·공정은 가짜 정의, 가짜 공정임을 다시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무수한 의혹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여론이 악화되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은 '엄중 경고'에 그쳤다"며 "반대세력에는 비정하지만 내편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민주당의 '내로남불' 민낯"이라고 날을 세웠다. 황 부대변인은 "평생 불쌍한 할머니들을 이용하고 필요할 때 방패막이 삼는 패륜적이고 경솔한 행동, 그리고 진정성 없는 사과, 국민들은 뻔뻔한 윤미향 의원의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윤미향 일일 확진자 1030명 기록한 날 '코로나 와인파티' 사진

    윤 의원은 일일 신규 확진자 1030명을 기록한 지난 13일 지인들과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와인모임을 즐기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윤 의원이 해당 와인파티를 벌인 날은 지난 7일로, 이날 윤 의원은 코로나 확산세를 거론하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잠시 멈춰달라"는 글을 올린 바 있어 '내로남불' 지적도 받았다.

    윤 의원은 논란이 일자 와인파티 당일 길원옥 할머니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길 할머니 측은 '연락도 못 받았다'며 황당함을 토로해 논란이 가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