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간호사, 사망 당일 오전 "마라도나 호흡 정상" 거짓 보고 '들통'
  • ▲ 생전 브라질 축구 영웅 펠레(좌)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마라도나. ⓒ스플래시닷컴
    ▲ 생전 브라질 축구 영웅 펠레(좌)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마라도나. ⓒ스플래시닷컴
    '축구 황제' 디에고 마라도나(Diego Maradona)의 주치의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주치의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마이클 잭슨의 주치의였던 콘라드 머레이(Conrad Murray)는 2009년 당시 대형콘서트를 준비 중이던 마이클 잭슨에게 수면유도제(프로포폴)를 과다 투약해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과실치사)가 인정돼 2011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제세동기' 없고, 앰뷸런스도 상시 대기 안 해


    아르헨티나 최대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on)'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시각) 오전 아르헨티나 경찰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마라도나 주치의 레오폴도 루케(39·Leopoldo Luque)의 자택과 개인 클리닉을 압수수색했다.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루케의 자택에 30명, 클리닉에 20명의 병력을 급파하며 대대적인 수색에 나선 경찰은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과정에 '의료적 과실'이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당시 의료 기록과 루케의 휴대전화 등을 조사했다.

    지난 3일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받은 마라도나는 지난 11일 퇴원해 자택에서 몸을 추스리던 중 25일 정오 무렵 심장마비로 급사했다.

    당시 수술을 집도했던 루케는 "다행히 신경학적 손상을 입지 않았다"며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말했었다.

    이에 고인의 딸들로부터 루케의 의료적 과실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경찰은 ▲마라도나를 11일 퇴원시킨 것이 과연 적절한 조치였는지 ▲마라도나가 퇴원 후 자택에서 회복기간을 가질 때 전문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자주 살폈는지 ▲비상시 의사를 호출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는지 ▲제세동기를 갖춘 앰뷸런스가 상시 대기했는지 등을 점검했다.

    조사 결과 사망 당일 마라도나의 자택에 심장 제세동기가 없었고 앰뷸런스도 대기하지 않아, 구조 요청 후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30분 이상 소요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루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 안에 제세동기가 비치돼 있지 않은 사실과 밖에 앰뷸런스가 상시 대기하지 않은 게 누구의 책임인지는 모른다"며 자신은 주치의로서 마라도나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라 나시온' 보도에 따르면 의료진이 마라도나의 몸 상태를 마지막으로 체크한 건 사망 당일 '아침'이었다. 이날 정오 무렵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때 집에 없었던 루케는 응급구조대에 전화를 걸어 앰뷸런스 출동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에 따르면 사망 당일 마라도나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던 당직 간호사는 경찰 조사에서 "이날 마라도나의 방에 들어가지도 않았으나 '호흡과 맥박이 정상인 것을 확인했다'고 거짓 보고했다"고 자백했다.

    [사진 제공 = SplashNews (www.splashnews.com 스플래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