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러 싼 가격에 최대 90% 예방효과, 6개월 냉장보관 가능하지만… 文정부, 수급계획 없어
  • ▲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우한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는데 사용한 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라제네카 공개사진.
    ▲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우한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는데 사용한 아데노바이러스. ⓒ아스트라제네카 공개사진.
    영국의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교가 공동 개발한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이 곧 나올 전망이다. 최고 90%의 예방효과를 보인 백신임에도 가격이 4달러(약 4400원)에 불과하고, 2~8℃에서 6개월간 보관 가능하다는 점이 전 세계적 관심을 끈다. 

    이 백신의 위탁생산(GMO)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백신이 국내에 유통될지는 아직 모른다. 정부가 공급계약을 맺지 않아서다.

    백신 0.5병 먼저 맞고 4주 뒤 2차 접종하면 예방효과 90%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백신 후보물질 AZD1222의 임상 3상 시험 결과 평균 70%의 예방효과를 보였다”면서 “최고 예방효과는 90%였다”고 밝혔다. 

    BBC·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는 영국과 브라질에서 2만30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방식은 백신 0.5병을 먼저 맞은 뒤 4주 뒤 1병을 더 맞는 방식이었다. 두 번째 방식은 백신 1개를 1개월 간격으로 2번 맞는 것이었다. 첫 번째 방식의 예방효과는 90%, 두 번째 방식은 62%였다. 전체 평균은 70.4%라고 아스트라제네카는 밝혔다.

    BBC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95%와 94.5%의 예방효과를 보인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보다 효과가 낮은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운송과 보관이 용이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와 1억 병의 백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영국은 다음달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한코로나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이 매우 뛰어나다”며 “2021년 내에 최대 30억 회 분의 백신을 생산하고자 노력 중이다. 임상시험이 끝나는 대로 전 세계 각국에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국에 긴급사용승인을 받겠다는 뜻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앞으로 90%의 효과를 낸 백신 접종 방식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덧붙였다.

    ‘4달러’에 개도국 관심 집중… 복지부, 백신 수급계약 아직 안 맺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의 그것보다 예방효과가 낮음에도 세계적 관심을 끈다.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과 달리 냉장보관이 가능하고, 유통기한도 6개월로 매우 길다. 

    게다가 예상가격도 1회분이 4달러 이하다. 화이자의 19.5달러(약 2만1700원)나 모더나의 32~37달러(약 3만5500~4만1100원)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이 이 백신에 눈독을 들인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할 수 있는 것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RNA 운반체(mRNA) 변이를 활용해 백신을 만든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일반적인 백신 연구에 흔히 쓰이는 아데노바이러스(감기 원인 바이러스)의 운반체(벡터)를 사용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은 물론 위탁생산(GMO)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 비해 용이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7월 보건복지부·SK바이오사이언스와 3자 간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위탁생산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국내에 유통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게다가 LOI는 양해각서(MOU)보다 더 진전된 협력을 약속한 것이지만 법률적 효력은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LOI를 이미 맺었기 때문에 대량위탁생산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백신의 국내 공급 문제는 보건복지부와 아스트라제네카 간 계약이 필요하다”며 그에 관해서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할 것이기 때문에 (백신 물량을) 보다 유리하게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는 아직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공급을 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