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뭐했나" 질타에… 국방부“北 구조하려는 듯 보이는 정황 있었다”감싸기 발언 논란
  •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당 비대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당 비대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죽음과 관련해 국방부와 국회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엇갈린다. 국방부는 24일 공식 브리핑 이후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내놓아 국회발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이 늘었다.

    주호영 “북한군이 이씨 시신에 연료 발라 태우라는 내용 감청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8일과 29일 “국방부가 감청을 통해 북한군이 이씨 시신에 연유(연료의 북한말)를 발라 태우라고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28일 “그런 정보가 있는데도 북한은 부유물만 태웠다고 하는데 (국방부와 북한이 밝힌 내용 가운데) 여러 가지 모순을 국회 본회의 현안질의로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동아일보가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 이야기가 다르고, 국방부·국가정보원 보고도 차이가 있다”며 “북한의 사과문이라는 것을 정부가 받았는지 아니면 북한이 불러주는 것을 받아쓰고는 고친 건지 모를 상황”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2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북한 규탄 결의안에서 ‘시신 소각’ 부분을 빼자고 요구한 것을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국방부가 특별첩보(SI, Special Intelligence)를 통해 (북한군이) 시신을 불태웠음을 확인했다고 보고한 것”이라며 “즉 북한이 시신을 소각훼손했다고 하는데 (여당은) 북한에서 그렇지 않다고 하니까 그 말을 믿자는 것”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측은 이날 “시신이 없는 부유물 위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시신이라 해도 구명조끼를 입고 있다면 물에 가라앉지는 않는다"며 "북한군이 이씨의 시신과 부유물을 함께 태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북한군, 처음에는 이씨 구조하려 했던 정황 있다”

    국방부에서는 28일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이씨가 북한군에 붙잡힌 뒤 6시간 동안 살아 있었는데 군은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에 따른 해명이자 북한군의 만행을 감싸는 듯한 설명이었다.
  • ▲ 숨진 이씨 시신 수색 중 해양경찰이 인근 해역에서 발견한 오염 방지용 부이. 이씨가 이 부유물에 의지해 바다를 표류해 구명조끼를 입은 것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숨진 이씨 시신 수색 중 해양경찰이 인근 해역에서 발견한 오염 방지용 부이. 이씨가 이 부유물에 의지해 바다를 표류해 구명조끼를 입은 것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28일 “북한군이 이씨를 최초 발견한 22일 오후 상당한 시간 동안 구조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인지했다”며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되면서 우리 측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말단실무자가 22일 오후 3시30분쯤 (이씨의 상황을) 최초로 인지했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말단실무자가 최초 인지한 지 2시간 후 북한군이 이씨의 신원을 확인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후 북한군이 상당한 시간 동안 구조 과정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었는데,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되면서 우리 측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이 이씨의 시신에 연료를 발라 불태운 사실을 군 당국이 감청했다는 야당 지적에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조각난 정보 모아 분석 중… 언제 끝날지 몰라”

    국회에서 나온 이야기는 청와대가 공개한 북한 통지문 내용과 다르다. 또한 국방부가 새로 밝힌 내용은 지난 24일 국방부의 첫 브리핑 이후 밝힌 내용에 들어 있지 않다. 이처럼 국방부 공식 발표와 다른 이야기가 청와대·국회에서 계속 나오는 것과 관련, 국방부는 “조각난 첩보들을 모아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29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문홍식 부대변인은 “국방부가 24일 언론에 발표했던 내용은 당시까지 수집된 정보를 종합한 것”이라며 “지금도 조각조각난, 여러 가지 첩보를 종합해서 전체 상황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언제쯤 조각난 첩보를 다 모아 분석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 자리에서 밝히기 적절치 않다”고 문 부대변인은 덧붙였다. 

    문 부대변인은 또 “북한군이 이씨를 구조하려 했다는 정황에 대해서는 별도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