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재·보선 후보 인물상 언급, 유시민 유튜브 복귀… 황태순 "유시민, 도서비평 핑계로 야당 후보 공격"
  •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종현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7일 열리는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위한 밑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 홍익표 의원이 서울·부산시장후보 인물상을 밝힌 데다, 정치비평을 그만하겠다며 유튜브 방송을 멈췄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유튜브 복귀를 알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홍익표는 공천하기 전에 간을 보고, 유시민은 진보진영의 재·보선 스피커 역할을 준비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홍 의원은 22일 BBS 라디오의 '박경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서울·부산시장 보선 후보 공천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서울이나 부산 등 도시의 미래를 감안하면 주택·기후환경·양극화 등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낼 수 있는 정책적 마인드와 국민들과 공감할 수 있는 소통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후보 자질 중 하나"라며 "새로운 시장들에 대한 요구를 여론조사 등을 통해 점검해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홍익표 '후보 자격' 언급… 유시민은 방송 복귀

    '민주당 내에서 후보군이 정해졌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인물군은 당연히 저희도 가지고는 있지만, 아직 그분들의 의사를 확인하지는 않았다"며 "적절한 시점에 이낙연 대표와 당 지도부 및 당원들과 (후보 공천 관련)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부산시장 후보 자격과 공천 정당성 확보 방법 등을 거론하며 사실상 후보를 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다만 홍 의원은 후보 공천 여부와 관련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현재 당의 기조는 코로나19 극복과 민생문제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보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보궐선거 귀책사유가 민주당이 선출한 시장들에게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충분한 당내 논의와 국민들에게 설명 과정이 있고 난 후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후보 자격을 언급한 전날인 21일에는 "정치비평을 그만하겠다"며 유튜브 방송을 그만두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방송복귀 의사를 밝혔다. 

    유 이사장은 추석연휴 이후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시즌3'로 복귀한다. 다만, 기존의 정치비평이 아닌 도서비평으로 방송을 진행한다는 것이 유 이사장 측의 방침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4월10일 자신이 출연하는 '알릴레오' 방송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4월17일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이 발언을 언급하며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했다"며 "기성 미디어를 통한 정치비평이나 시사토론·인터뷰 등도 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야권과 정치평론가들은 홍 의원의 발언과 유 이사장의 유튜브 복귀가 '보선 밑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당헌 제96조(재·보궐선거에 대한 특례)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됐다.

    민주당 당헌 위반인데… "보선에 눈 멀어 성추행 하찮게 생각"

    내년 4월 보선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잘못으로 치러진다. 두 사람 모두 성추행 문제를 일으켰다. 오 전 시장은 이 문제로 지난 4월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사퇴했으며, 박 전 시장은 지난 7월 여성인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연구원 원장인 홍 의원이 저렇게 말했다는 것은 이미 내부적으로 일정수준 이상 논의가 오갔다는 이야기"라며 "당헌에 명기된 귀책사유에는 부정부패 등 ‘중요한 잘못’이라고 돼 있는데, 민주당 인사들은 보선에 눈이 멀어 성추행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유 이사장은 도서비평이라는 명분으로 방송복귀를 선언했는데, 그야말로 간교한 수법"이라며 "도서비평이라면서 특정 정치인의 책을 빌미로 삼아 여당의 나팔수 역할을 하려는 것이 뻔하게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중국의 문화대혁명도 상하이시 당위원회 서기였던 야오원위안이 베이징시 부시장 우한이 쓴 역사극 '해서파관'을 비판한 것에서 촉발됐다"며 "야당 정치인의 저서를 빌미로 야당 후보들을 공격할 속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그런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무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