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하는 데 9280억… 구자근 "그런 것보다 국민 숨통부터 터줘라"
  • ▲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
    ▲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
    전기요금을 제때 내지 못한 가구가 지난 7월 기준 80만 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미납 가구가 연말 기준 평균 72만1800가구로 집계된 것을 감안할 때, 연중 체납가구와 체납액의 가파른 증가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불황 여파로 분석된다.

    이에 지난 7월 기준 전기요금 체납액이 1463억원에 달한다는 조사에 따라 약 928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통신비 2만원 지급'보다 복지사각층을 대상으로 한 전기요금 지원이 더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기요금 체납액 1463억원…통신비 2만원 지원엔 9280억원

    16일 한국전력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전기요금 체납 및 단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전기요금을 내지 못한 소비자는 79만8000가구, 체납액은 1463억원에 이른다.

    체납가구에는 주거용·산업용·농사용 등이 모두 포함되며, 일반적으로 주거용 비중은 70% 정도를 차지한다. 

    한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올해 7월 말 기준 주거용 체납고객 가구 수 및 체납액은 전체 79만8000가구 중 56만 가구이고, 체납액은 1463억원 중 12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용 체납고객은 10만365가구에 772억원"이라고 부연했다.

    연도별 체납가구와 체납액은 2019년을 제외하고는 상승세를 보였다. 2015년 63만6000가구(757억원)에서 2019년 75만7000가구(1392억원)로 최근 5년간 각각 약 19%(체납가구), 84%(체납액) 증가했다.

    2016년 체납가구는 70만5000가구(860억원), 2017년 75만1000가구(982억원), 2018년에는 76만 가구(1274억원)였다. 연간 체납 현황 자료는 납기일에서 2개월 이상 연체한 가구를 기준으로 한전이 매년 말일 집계한다.

    평균 체납금액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연말 기준 2015년 11만8891원이었던 평균체납금액은 2019년 18만4164원으로 약 55% 증가했다. 2016년에는 12만1958원, 2017년 13만747원, 2018년에는 16만7536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기준으로는 18만3261원이었다.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단전을 1회라도 경험한 소비자는 2015년 16만6000가구, 2016년 16만1000가구, 2017년 14만 4000가구, 2018년 15만1000가구, 2019년 15만 가구 등으로 매년 15만 건 안팎으로 발생했다. 올해는 7월 말 기준 8만2000가구로 조사됐다.

    지역별 체납고객은 대구·경북이 10만70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기도(9만9000가구), 부산(8만 가구), 대전·충남(7만6000가구), 광주·전남(5만7000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통신비 2만원 지원보다 복지사각층 지원이 절실"

    구 의원은 "코로나19와 경제침체로 인해 가장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요금조차 제때 내지 못하는 체납 가구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추경(추가경정예산)에서 논의되는 통신비 2만원 지원보다는 이렇게 전기요금조차 내지 못하는 복지사각층에 대한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구 의원은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비롯해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소중한 파트너인 기업에 대해서도 지원책이 시급하다"면서 "기업규제 철폐를 논의하고 이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편이 '통신비 2만원 지급'보다 우리 국민의 숨통을 터주는 방안일 것"이라고 강조였다.

    앞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4차 추경안 운용계획안'에 따르면, 과기부는 4640만 명의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씩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 9280억원을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과기부는 '통신비 감면 지원' 명목으로 임시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비용으로 9억4600만원을 별도로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