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내년 3월부터 자율형공립고 18곳 일반고 일괄 전환… "고교체제 단순화 일환"
  •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성원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성원 기자
    내년부터 서울 지역 18곳의 자율형 공립고(자공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체제 개편의 일환으로, 전국 자공고 107개교 가운데 일반고로 일괄 전환이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3월부터 자공고 18개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고 밝혔다. 해당고교는 ▲구현고 ▲당곡고 ▲등촌고 ▲성동고 ▲수락고 ▲원묵고 ▲경동고 ▲경일고 ▲고척고 ▲금천고 ▲대영고 ▲면목고 ▲미양고 ▲상암고 ▲중경고 ▲청량고 ▲광양고 ▲서울여고 등이다.

    자공고는 일반계 공립고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지난 2010년 자사고와 함께 도입됐다. 다양한 방법의 전인교육을 통해 자사고에 대응하는 공교육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공고에는 교육과정 중 학교가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이수단위를 104단위(일반고 64단위)까지 늘리고, 교사 초빙 비율도 30%(일반고 5%)까지 확대하는 등 학교 지원과 자율성을 강화했다. 지자체 재량으로 이뤄지는 자공고 선정은 서울의 경우 주변 환경이나 교육 여건이 열악한 학교를 중심으로 지정됐다.

    서울 자공고 18개교 내년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

    하지만 교육청은 2013년 교육부가 교육역량 강화 및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정책을 추진한 이후부터 일반고의 교육역량이 높아져 자공고와 일반고의 차이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2025년 고교학점제를 앞두고 고교 체계 단순화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모든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의 2025학년도 일반고 일괄 전환을 포함한 '고교체제 개편 정책'을 발표하며 자공고의 일반고 전환의 뜻을 밝혔다. 게다가 올해 2월 말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자공고 관련 규정이 삭제돼 자공고 지정·운영 및 연장의 근거도 사라졌다.

    우선 경동고·경일고·고척고·금천고·대영고·면목고·미양고·상암고·중경고·청량고 등 10개 학교는 5년 단위인 자공고 지정 기간이 내년 2월에 끝나 일반고로 자동 전환된다. 구현고·당곡고·등촌고·성동고·수락고·원묵고·광양고·서울여고 등 8개 학교는 지정 기간이 남았지만, 학내 의견수렴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같은 시기에 조기 전환하기로 했다.

    재학생 졸업 시까지 자공고 신분 유지… 학교당 시설 예산 3억 원 지원

    교육청 관계자는 "자공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해 학교장 간담회와 전문가 정책 협의회 등을 통해 현장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자공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현재 재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자공고 학생 신분이 유지된다. 교육청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기자재 예산을 학교당 3억 원씩 지원하고, 기존 교원 인사 원칙을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자공고 일반고 전환 결정은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맞춰 고교체제 단순화를 통한 미래형 고교체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며, 교육과정 다양화 등 일반고 교육역량을 강화해 고등학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