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유인태·임종석·박용만 등 조문행렬… 장례위 "피해자 압박 없어야" 당부
  • ▲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권창회 기자
    ▲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권창회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 사흘째인 12일에도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침통하다"는 심경을 전했으며 장례식장 밖으로 오열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날은 고건 전 총리,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 임종석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송하진 전북지사,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윤재옥 미래통합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인재근·홍익표·기동민·우원식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오전 10시 30분쯤 조문한 인재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박 시장의 형수다.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인 의원의 남편인 고 김근태 의원과 막역한 사이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박 시장이 런던에서 유학할 시절 우리 아이들 데리고 가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고인 명복을 빈다"고 답한 뒤 장례식장을 떠났다.

    오후 12시 30분부터는 전날 영국에서 귀국한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를 포함해 유가족들의 입회하에 입관식이 열렸다.

    유인태 "너무 도덕적으로 살려고 하면 사고나"

    오후 1시쯤 빈소를 찾은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박 시장과) 유신 말기부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며 "인간이 다 비슷비슷한 데 너무 도덕적으로 살려고 하면 다 사고가 나는 것이다. 거기 가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1시 20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한 송하진 전북지사는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현장 분위기가 침통하다. 원래 친분이 있던 분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유가족과 나눴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오후 2시 30분쯤 빈소를 찾은 박 시장의 한 지인은 오열하기도 했다.

    오후 3시 30분에는 한 조문객이 "왜 조문을 막냐"며 보안팀과 1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빈소에서 소란을 피워 밖으로 내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빈소는 일반인들의 조문은 받지 않고 가족과 지인의 조문만 받는다.
  •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장례위원회 구성 발표를 하고 있다.ⓒ권창회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장례위원회 구성 발표를 하고 있다.ⓒ권창회 기자
    박홍근 "피해 호소인, 고통스러운 시간 이어지리라 생각"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서울시 직원 A씨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장례식장 앞 브리핑에서 "피해를 호소해온 분에게도 고인의 죽음은 큰 충격일 것이고, 그분께도 고통스러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고인을 추모하는 누구도 피해 호소인을 비난하거나 압박해 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기를 거듭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호소에도 오후 4시에는 '꽃뱀척결범국민 운동본부'라는 단체가 "가정파괴 꽃뱀범죄 반드시 척결하자"며 기습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대병원 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원순 영결식 온라인 개최…1500명 대규모 장례위원

    박 시장의 영결식은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장례위에 따르면 박 시장 발인은 13일 오전 7시 30분에 진행되고 오전 8시 30분부터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온라인 영결식이 열린다. 영결식은 서울시와 t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며 현장에는 유족과 시·도지사, 민주당 지도부 등 100여명의 제한된 인원이 참석한다.

    박 시장의 시신은 영결식 후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하고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옮겨 매장할 방침이라고 장례위는 밝혔다.

    장례위원은 1500명 규모로 꾸려졌다. 공동장례위원장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이 맡는다. 부위원장에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권영진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구성됐다. 박 의원은 "봉사를 원하는 시민들도 장례위원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