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임기 끝나면 바로 재임" 개헌 국민투표 진행 중… 러시아 독재 장기화 돌입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국 ‘짜르(Tzar, 동방정교회를 믿는 나라의 군주, 러시아 황제)’가 되는 걸까. 대통령 연임 제한을 없애는 개헌 국민투표 출구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 ‘VTsIOM’이 이날 25개 지역 800개 투표소에서 16만3000여 명의 유권자를 대상을 출구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VTsIOM’에 따르면, 출구조사 응답자의 76%가 개헌을 지지했고, 23.6%가 반대했다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5일부터 7일에 걸쳐 개헌 국민투표를 진행 중이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우한코로나 확산을 예방하는 차원이라며, 6일 동안 예비 투표를 실시하고, 7월 1일 본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헌 투표는 지난 1월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과 의회, 사법부 간 권력 분립을 체계화하자는 것인데 여기에 “개헌된 헌법이 적용되기 전의 대통령 역임은 백지화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즉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연임 제한에 걸리자 2008년 총리를 맡았다. 대신 그가 대통령일 때 총리였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내세웠다. 그 사이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연장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2012년 푸틴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개헌에 성공하면, 푸틴 대통령은 2024년부터 2036년까지 2차례 더 재임할 수 있다. 총 32년 집권이 되는 셈이다. 올해 67세인 푸틴 대통령의 나이는 2036년 84세가 된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7월 1일 이전에 개헌투표 예비결과를 공개해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찬성과 반대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런 공개가 압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것은 선거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