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판문점선언 비준 추진하겠다" 주장… "이런 사람 위해 세금 내야 하나" 여론 분통
  • ▲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송영길(사진) 외통위원장은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송영길(사진) 외통위원장은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제대로 (선언 내용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
    대북 유화정책을 펴던 청와대조차 북한을 상대로 강경 메시지를 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연일 북한을 감싸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포로 폭파 안 해서 다행" "대북전단 때문"…송영길 '실언' 논란

    송 위원장은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에 이어 또다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북한 감싸기에 나섰다.  

    송 위원장은 방송에서 "(2018년) 4·27판문점선언 이후 제대로 (선언 내용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불만이 쌓인 것 같다"며 "특히 촉발된 게 대북전단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전단 때문에 모든 일들이 벌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 아닌가"라고 묻자 송 위원장은 "그렇게 해석하는 것조차도 북에서 반발하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라고 답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북한 체제에 대한 특수한 구조를 통해 해석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동시에 그 이면에는 2019년 2월 북미정상회담, 즉 하노이회담 실패 이후 지속적으로 아무것도 진전이 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과 좌절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4·27판문점선언의 원칙에 따라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근거해 대북전단을 통일부나 경찰당국이 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는데 방치됐다"며 "이런 논란이 없도록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종전선언·판문점선언 비준이 시기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도 송 위원장은 "같이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송 위원장은 16일에도 북한의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를 두고 "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니냐"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미국 경찰에 의해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는데 지금 북한의 상황, 북한에 대한 제재가 이와 유사하다"며 제재완화를 주장하는 등 친북 발언을 이어왔다. 

    이는 대북관계가 악화일로인 와중에 나와 논란을 키웠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대북전단을 비난한 데 이어, 지난 13일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도발을 암시했다. 

    전문가 "국회 외통위원장이 저런 말을" 우려 목소리

    전문가들도 송 위원장의 이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여당의 외통위원장은 국가안보를 책임진 공적 인물 중 하나로, 이 관점에서 보면 송 위원장의 발언은 대단히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판문점회담의 약속을 어긴 건 비핵화를 지키지 않은 북한"이라며 "이 사실을 빼고 대북전단에 대한 문제점 등 북한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보면, 이러한 공인을 위해 세금을 내야 하나 싶다"고 비판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는 그동안 남북 간 모든 성과를 부인하는 결과를 가져온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다"며 "송 위원장이 혼자 짝사랑하는 모양새"라고 개탄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송 위원장이 거론한 종전선언 및 판문점선언 비준 관련 언급에 "현실을 보지 않은 채 환상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