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진행자 정영진, 방송도 못해보고 '싱글벙글쇼' 하차… MBC 라디오 "시청자 뜻, 겸허히 수용"
  • 무려 30년 이상 '싱글벙글쇼'를 이끌어온 '전설의 DJ' 강석과 김혜영을 내치고, 팟캐스트 진행자 정영진(사진)과 가수 배기성을 앉히려던 MBC의 개편 계획이 시작부터 된서리를 맞고 있다.

    8일 iMBC는 "MBC FM '싱글벙글쇼'의 새 DJ로 낙점됐던 방송인 정영진이 결국 방송도 하기 전에 하차했다"며 이날 오후 2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팟캐스트 방송(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고 전했다.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진행자인 정영진이 동시간대 방송되는 '싱글벙글쇼' DJ를 맡게 된다면 팟캐스트의 방송 시간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최욱은 "마음이 편치 않다"며 "다음주 화요일 원래대로 오후 2시 생방송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됐다.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진도 "다음주 시간을 바꿀까 했는데 원래대로 2시에 만나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MBC 라디오는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0년 봄 개편을 맞아 대규모 새 단장에 나섰다"며 "강석·김혜영 커플이 마이크를 내려놓고, 팟캐스트의 지존 정영진과 그룹 '캔'의 배기성이 의기투합해 '싱글벙글쇼'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간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개편 계획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싱글벙글쇼' 홈페이지 게시판에 1000개가 넘는 글을 올리며 "강석·김혜영의 급작스런 하차와 정영진의 영입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시청자들은 "정영진의 경우 과거 EBS '까칠남녀'에서 여성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라며 "공영방송 라디오 DJ로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들은 2017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까칠남녀' 패널로 출연했던 정영진이 남성들이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여성들의 태도를 '매춘'에 비유하는가 하면, '포르노를 합법화하자'는 등의 파격적 발언으로 수차례 구설에 휘말린 점을 문제삼았다.

    결국 시청자들의 반발로 정영진을 영입할 계획을 철회한 MBC 라디오는 8일 허일후 아나운서를 배기성의 파트너로 선정한 뒤 "관련된 여러 논란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 = EBS TV '까칠남녀'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