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김태흠·이명수 출마 확정, 권영세·조해진 '긍정적'… '영남 대 비영남' 구도, 당락에 영향 줄 듯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미래통합당 5선 중진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4일 차기 원내대표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태흠(3선·충남 보령-서천)·이명수(4선·충남 아산갑)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권영세(4선·서울 용산)·조해진(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선인도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180석 슈퍼 여당'을 상대할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은 5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당 새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8일 열린다. 당초 경선 대신 추대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당내 중진 의원들의 교통정리 실패와 연이은 출마 선언 등으로 이번 경선의 표심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찬성 여부와 '영남 대 비영남' 지역구도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 영남 '유보', 충청 '반대', 수도권 '찬성'

    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을 강한 야당으로 만들 것"이라며 "180석 거대 여당 앞에서 통합당 원내대표라는 자리가 얼마나 험난하고 고난의 길인지는 상상하기가 어렵지만, 통합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확신이 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와 관련해서는 유보적 견해를 내놨다. 주 의원은 회견 후 김종인 비대위 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선인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며 "당선인들의 총의를 모아 반대하든 찬성하든 그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영남권 주자로 출마가 예상되는 조해진 당선인은 당초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강하게 반대했지만, 최근 "당선인총회에서 충분한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며 주 의원과 궤를 같이했다.

    반면, 김태흠·이명수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며 '자력갱생론'을 내세우는 쪽이다. 김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 회견을 갖고 "우리 당은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출마 의사를 밝힌 이 의원 역시 비대위보다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수도권선거에서 통합당 후보들이 지리멸렬한 점을 근거로 수도권 후보가 나와 중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내 수도권 주자로는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16·17·18대)을 하고, 이번 총선 서울 용산에서 신승한 권영세 당선인이 꼽힌다. 

    권 당선인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내일이나 모래쯤 원내대표 출마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 여부에는 "전날 중진 모임에서 나왔듯 당선인 모임에서 당내 의견을 모아 결정해야 한다.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의 개인적 입장이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초·재선 60, 영남 56, 친황 10명…지역·계파가 표심 가를 듯

    권 당선인과 조 당선인이 모두 출마할 경우 통합당 새 원내사령탑 경선 레이스는 영남권 2명, 충청권 2명, 수도권 1명으로 5파전이 된다. 이에 지역구도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 지역구 당선자 84명 중 56명(67%)이 영남권인 만큼 중앙정치에서 입지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초선 당선인이 40명이고, 재선 의원까지 합치면 60명이라는 점에 비춰, 이들 사이에서 '영남당' 이미지 탈피와 수도권 의원을 앞세워 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기류가 만만치 않은 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여 명 정도로 꼽히는 친황(친황교안)계가 어느 후보에게 몰표를 줄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이들은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부분에 관한 교통정리를 끝낸다면 '캐스팅보터'로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