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호중 불출마로 '3파전' 압축…통합, '영남 대 비영남' 구도
  •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연합뉴스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연합뉴스
    4·15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차기 원내 사령탑 선출을 위한 일정에 돌입했다.

    민주당의 원내대표 후보군은 '3자 구도'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당초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김태년‧전해철‧정성호 의원과 함께 4자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됐으나, 27일 윤 사무총장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전‧정 의원 간 3자 대결이 유력해졌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의원들께서 180석을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기 위해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줬다"면서 "그러나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로 윤 사무총장은 "당은 총선 뒷마무리, 더불어시민당과 합당, 정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조직개편, 차기 지도부 구성 등 빡빡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는 바 그 일을 총괄하여야 할 사무총장직을 비울 수 없다"며"당의 공천을 책임졌던 사람이 총선 직후의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는 게 불공정하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사실상 김태년(4선) 의원과 단일화를 이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친문이자 이해찬계로도 분류되는 두 사람은 당내 지지기반이 겹쳐 꾸준히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앞서서도 윤 사무총장이 이 대표와 상의해 김태년 의원과 최종 교통정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된 바 있다.  

    '친문' 김태년·전해철 VS '비문' 정성호 

    이에 따라 이번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친문인 김태년 의원과 전해철(3선) 의원, 비당권파인 정성호(4선) 의원 간 3자 대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4·15총선에서 친문 인사들이 대거 당선돼 21대 국회에 입성한 만큼, 친문인 김태년‧전해철 의원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두 사람이 모두 출마해 친문 표심이 분산되고, 여기에 친문의 당 장악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비문계의 결집이 이뤄질 경우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오는 28일까지 후보등록을 마무리하고, 5월7일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 ▲ 미래통합당 김무성(왼쪽부터), 정진석, 주호영, 장제원 의원 등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미래통합당 김무성(왼쪽부터), 정진석, 주호영, 장제원 의원 등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 참패 이후 지도부 공백사태에 놓인 미래통합당은 오는 5월8일 새 원내 사령탑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수도권‧충청권 등 비영남권 대 영남권 출신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은 앞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임기와 권한 등을 두고 진통을 겪어, 원내대표선거가 순연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지난 14일 4월 임시국회가 가동한 만큼 한시라도 빨리 여야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5선부터 3선까지 다선 후보군 각축 

    현재로서는 '영남권 대 비영남권' 구도로 흐르는 모습이다. 우선 5선 고지에 오르면서 대구·경북지역 최다선으로 올라선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주 의원은 복수 매체를 통해 "제가 필요하다면 거절은 안 할 생각"이라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마찬가지로 5선에 오른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과 서병수(부산진갑) 당선자, 4선에 오른 김기현(울산 남구을) 당선자 등도 하마평에 올랐다. 

    3선 중에서는 김도읍(부산 북·강서을)·장제원(부산 사상)·김상훈(대구 서구)·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영남권'의 후보군도 만만치 않다. 통합당 수도권 출신 의원 중 통상 원내대표격으로 분류되는 3선 이상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대거 낙마하며 영남권에 비해 후보군이 좁지만, 굵직한 후보들의 출마가 거론된다. 당내에서는 당 재건을 위해 '수도권의 젊은 얼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권성동, 복당문제 해결 시 출마 가능성 커 

    우선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권영세(4선‧서울 용산)‧박진(4선‧서울 강남을) 당선자와 유의동(3선‧경기 평택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충청권에서는 이명수(3선‧충남 아산시갑) 당선자, 김태흠(3선‧충남 보령 서천군)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밖에 이번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된 데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4선에 당선된 권성동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권 의원은 일찍부터 차기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권 의원의 경우 '무소속 출마자'들의 복당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하다. 
     
    통합당 차기 원내대표의 주요 역할은 21대 국회에서 '슈퍼 여당'을 상대로 효과적인 원내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을 상대로 각종 법안 및 안건 통과를 저지해야 한다. 당장 개헌 외에 다른 안건은 저지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제1야당으로서 여당과 협상과 타협이 중요한 타개책이다.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선거만큼은 종전과 달리 계파보다 개인 역랑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게 당내의 대체적 관측이다. 

    통합당의 원내대표 후보군은 오는 28일 전국위원회, 29일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 등을 거치면서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