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 총선 직전 지상파 뉴스 분석 "여당 막말은 '은폐', 야당은 '증폭'‥ 불균형 심각"
  • 양대 지상파 방송사(KBS·MBC)와 종합편성채널 JTBC 등이 여당보다 야당의 '막말'을 크게 증폭시키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여당 우위 여론조사를 기정사실처럼 보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교안 애마' 모독발언은 축소… 야당 '세대, 세월호' 발언은 확대 


    언론 비평 시민단체 미디어연대(공동대표 이석우 조맹기 황우섭)는 지난 5~11일 KBS·MBC·JTBC가 보도한 내용을 분석한 '팩트체크+ 15주차 보고서'에서 이들 언론사가 사실상 여당에 포커스를 맞춘 정치편향적 보도로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비평했다.

    미디어연대는 "KBS는 총선 직전까지 선거중립 위반소지가 큰 대통령 동정 보도와 기획보도를 빈번히 하는 '어용방송'의 행태를 보였고, MBC는 '검언유착'이라는 고발보도에서 공작적 소지가 보이는 제보자의 발언을 부분적으로만 따서 범법적 요소가 큰 유착행위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특히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JTBC '뉴스룸'은 야당 후보의 '세대비하' '세월호 비판' 발언을 막말이라며 한 주 내내 보도를 쏟아낸 반면, 집권여당 사무총장의 '김종인 돈키호테-황교안 애마' 발언이나 여당 대표의 '지역 비하' '토착 왜구' 발언은 아예 다루지 않거나 야당 비판 보도 끝에 짧게 붙여 눈에 띄지 않도록 하는 편파보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연대는 "KBS와 MBC는 한 주 내내 총선 접전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라면서 대부분 여당 후보가 1위인 후보 지지율 그림을 시작화면에 띄워놓고 보도해 사실상 여당 선거운동 방송을 했다"며 "교묘한 여당 편들기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한 지역구당 500명에 불과한 표본에다, 지지 정당별 응답자 비율이 범여권 50~55%, 범야권 응답률 32% 정도로 보수층의 참여율이 상당히 낮아 보이는 조사 결과를 버젓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KBS는 지난 9일 '종로 빅매치 이낙연 59% 황교안 28%…강릉 4파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대 빅매치인 서울 종로에선 이낙연 후보가 황교안 후보를 약 30%포인트 격차로 앞섰다"며 "이낙연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59.4%, 황교안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답이 28.8%로 나와 지난 2월 KBS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이 4930명과 통화를 시도, 그중 4430명이 대답을 회피해 나머지 500명에게서만 답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률 10.1%에 500명의 표본만 갖고 권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한 조사·집계 방식으로는 대표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뢰도 떨어지는 여당 우위 여론조사 보도로 여당 선거방송화"


    구체적인 조사 수치를 보면 표본 500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자가 210명, 미래통합당 지지자는 119명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전체 조사 대상 수치를 포함한 응답률 부분과, 특정 정당 지지자의 과대표집 부분 등에 대한 설명 등이 보도 내용에 포함됐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다는 게 미디어연대의 주장이다.

    또한 미디어연대는 "지난 11일 방송된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에선 여야 4당의 관계자들을 초청해 21대 총선의 핵심 쟁점에 대한 각 당의 입장과 비전, 총선 전략을 토론하는 시간이 마련됐는데, 여당은 2+1로 3당(더불어민주당, 민생당, 정의당)이 나오고 야당은 미래통합당 1당만 참여했다"며 심각한 불균형을 이뤘다고 꼬집었다.

    미디어연대 관계자는 "공영방송의 특정 정당 편들기와 구조화된 불공정 보도는 방송사 노조의 정치지향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의 언론노조가 이번 총선 기간에 더불어민주당·민중당과 정책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언론노조원들이 주도권을 쥔 방송사에서 편파방송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