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966억, JTBC 252억, KBS 상반기만 655억… TV조선 영업이익 144억, 신문은 조선일보 301억
  • 상대적으로 정권에 우호적인 보도를 많이 내보내는 것으로 평가받는 방송사들이 지난해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반면, 보수 성향의 방송사나 신문사들은 대부분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C는 지난해 9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2017년부터 적자(-565억원)로 돌아선 MBC는 2018년 1237억원이라는 초유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1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내 지상파 방송 중에서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7년 6655억원에서 2018년 6819억원으로 164억원 올랐다가 지난해 6502억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일명 '태블릿PC' 보도로 문재인 정권 창출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 JTBC도 지난해 2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JTBC는 2018년 1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지난해 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해 종편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매출액은 2018년 3479억원에서 지난해 3254억원으로 225억원 감소했다.

    KBS는 아직까지 2019년 재무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2018년과 마찬가지로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KBS는 지난해 상반기 65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하반기 실적까지 합하면 2018년 수준(-585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TV조선, 흑자기조 '뚜렷'… '조중동' 등 보수 일간지도 '선전'

    '트로트 오디션' 시리즈로 2년 연속 만루 홈런을 터뜨린 TV조선은 지난해 지상파를 포함한 전 방송사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 TV조선은 2018년 10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2019년 '미스터트롯'의 인기에 힘입어 14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기조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2018년 1532억원에서 지난해 1882억원으로 350억원 증가했다.

    지상파 방송 중에선 SBS가 유일하게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 SBS는 지난해 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8년보다 53억원 늘어나는 호조를 이어갔다. 3년 연속 흑자 행진. 매출액은 2018년 8725억원에서 지난해 7505억원으로 1220억원 감소했다.

    신문사 중에선 조선일보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30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주요 언론사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조선일보는 2018년에도 3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8년 수준(3062억원)보다 71억원 감소한 2991억원을 기록했다.

    조선일보 다음으로는 한국경제가 2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업계 2위' 자리로 올라섰다. 한국경제는 2018년 2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경쟁사를 압도하는 실적을 내 신문계의 판도를 뒤바꿨다는 평이다. 매출액은 2018년 2360억원에서 지난해 2406억원으로 46억원 올랐다.

    매일경제도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8년 1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매일경제는 지난해 30억원 감소한 104억원의 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2018년 2285억원에서 지난해 2316억원으로 31억원 증가했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59억원과 5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2017년 2607억원에서 2018년 2808억원으로 201억원 늘었으나 지난해 2800억원을 기록하며 소폭 감소했다.
     
    동아일보도 2018년(53억원)과 지난해(46억원) 모두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8년 수준과 엇비슷한 2946억원을 기록했다.

    보수 신문, 사업 다각화로 변화 모색… 지상파 "코로나 때문에" 남 탓

    보수 신문사들의 '선전'은 설비 투자가 필요한 방송보다 비용 규모가 작은 산업이라는 점과 각종 사업으로의 다각화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 비결로 꼽혔다.

    지난 11일 '신문은 선방하는데 방송은 비틀거리네'라는 제목으로 주요 언론사들의 영업 성적과 '생존 비기'를 분석한 '미디어오늘'은 "신문 광고는 광고가 아닌, 사실상 '보험'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시대가 변해도 보수 언론사들의 '영향력'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지난해 언론사 경영실적을 분석한 '시사저널' 기사에서 24년 만에 매일경제의 매출을 추월한 비결로 신사업 분야의 성과를 첫 손에 꼽았다.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한 서울 시내버스 외부 광고 사업이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고, 젊은 세대들이 주로 참여하는 29초 영화제나 해외로까지 확대한 포럼 비즈니스 등이 새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다.

    반면 양대 지상파 방송과 일부 종편사의 '처참한' 실적 부진은 광고주들의 '외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에 대한 광고비 집행은 2015년 1조9702억원→2016년 1조7312억원→2017년 1조5313억원→2018년 1조4122억원→2019년 1조1958억원 등으로 계속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인식한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사장단은 지난 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경제가 얼어붙어 40% 가량의 광고 물량이 급격히 빠져나갔다"며 '중간 광고' 시행 등 정부의 긴급 정책 지원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특히 이미 광고시장 내에서 지배적 사업자가 된 유튜브 등 동영상 OTT 업체는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음을 지적하며 "만성적 경영 위기에 시달리는 지상파 방송사 중심으로만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지상파, 2~3년 전부터 '삐그덕'… 친문·일편향 보도로 자멸"

    이처럼 대규모 누적 적자로 심각한 경영난을 맞게 된 작금의 상황이 우한코로나 등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방송사 측의 주장에 대해 박한명 미디어연대 정책위원장은 "방송사들의 실적 부진은 작년과 재작년에도 있었던 현상"이라며 "코로나19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광고 물량이 빠져나가 방송사들이 적자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SBS가 3년 동안 흑자를 낼 동안 KBS와 MBC가 2~3년 내리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사실은 실적 부진의 원인이 내부에 있음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상파 실적 부진의 원인은 양승동 체제 전후와 최승호 체제 전후를 비교해보면 간단히 풀린다"며 "이전에는 영업손실 비율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는데, 문재인 정권과 함께 들어선 양승동·최승호 체제는 각각 자사 시사·교양프로그램에 좌파 인사들을 투입시키고 친문·일편향 보도로 '방송 신뢰도'를 하락시켜 각사에 큰 손실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KBS는 국가 재난방송 주관사임에도 '속초 산불 늑장 보도 논란' '독도 추락헬기 영상 미제공 논란' '편향적 여론조사 보도' 등으로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며 공영방송의 시청률이 바닥을 치고 광고 수주에 어려움을 겪게 된 건 순전히 자업자득이라고 해석했다.

    박 위원장은 지상파와 함께 '친문 방송'에 뛰어든 JTBC가 동일한 고충을 겪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진단했다.

    그는 "손석희 사장이 앵커에서 물러난 뒤 JTBC의 '친문 성향'은 더욱 두드러져 이젠 정부 비판 보도를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 됐다"며 "지상파 방송의 일편향적 보도에 지친 시청자들이 유튜브나 타 종편으로 연쇄 이동하고 광고주마저 외면하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