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이 민주 절차 무시, 생면부지 영입인사 공천 폭거"… 지역위 "추가 탈당 결행"
  • ▲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인 오영환(31) 전 소방관이 지난 1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인 오영환(31) 전 소방관이 지난 1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 의정부갑선거구에 오영환(32) 씨를 전략공천하기로 하면서 잡음이 터져나왔다.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당직자 400여 명이 당직에서 전원 사퇴를 선언했고, 추가 탈당까지 예고하며 반발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의정부갑 지역구에 '인재영입 5호'인 오씨를 전략공천했다. 도종환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한 청년소방관 오영환 후보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당의 가치를 상징하는 젊은 청년 후보"라고 오씨를 소개했다.

    오씨는 전직 소방관 출신으로 지난 1월 민주당에 영입됐다. 오씨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조국사태와 관련해 "모든 학부모들이 그 당시 관행적으로 해왔던 행위들을 너무 지나치게 부풀렸다"고 했다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의정부갑 당원들 "생면부지 영입인사 전략공천은 폭거"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는 즉각 반발했다. 같은 날 민주당 의정부갑 당직자들은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수십년간 보수성향이 강한 경기 북부, 그 중 중심도시인 의정부에서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지키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중앙당은 민주적인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생면부지의 영입인사를 전략공천하는 폭거를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박창규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장은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의 자존심은 철저히 무너졌으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핵심당직자로서 이러한 상황을 막지 못한 자괴감을 감당할 수 없다"며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장과 14개 분과위원장 및 핵심당직자 400여 명이 작금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역전문가가 의정부갑 후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문제 대신 조국 이야기만 나올 것"… 문석균 '무소속 출마론'도 

    민주당 의정부갑 당직자들의 반발 움직임은 '당직 사퇴'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의정부갑 전 당직자 A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사퇴하는 것으로는 의견표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대로 조만간 탈당할 것"이라며 "문희상 의장이 다져놓고 우리가 지킨 의정부갑에 오영환을 공천하면 지역문제 대신 조국 이야기만 가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정부 지역내에서는 후보에서 사퇴한 문석균 민주당 의정부시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의 무소속 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당직자 B씨는 "오영환 공천 확정 후 문석균 부위원장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있다"며 "지역 일꾼에 대한 열망이 높은데 중앙당이 우리를 다른 행동으로 몰고 가게 한다"고 푸념했다.

    앞서 의정부갑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부위원장이 공천 신청을 하며 '아빠 찬스'라는 비판을 받았다. 문 부위원장은 지난 1월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며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