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평안남도에 2420명, 강원도에 1500명"… 조선중앙방송 "평안북도에 3000여 명"
  • ▲ 평양 만경대 구역에서 열차를 방역하는 보건당국 직원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 만경대 구역에서 열차를 방역하는 보건당국 직원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은 여전히 “우한폐렴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는 “북한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외 보건전문가들의 비슷한 지적이 계속되자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 “의학적 감시대상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 “평안도와 강원도 감시대상자 7920여 명”

    북한 노동신문은 ‘바이러스 전염병을 막기 위한 선전과 방역사업 강도 높이 전개’라는 지난 1일자 기사에서 평안남도에 2420여 명, 강원도에 1500여 명의 ‘의학적 감시대상자’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이들 의학적 감시대상자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이들에게 연료·식료품 등을 보내주고, 기존에 심장병·고혈압·기관지염 등을 앓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학적 관찰을 특별히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도 해준다고 주장했다. 우한폐렴 밀접 접촉자나 의심증상자로 자가격리된 사람들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동신문 보도에 “평안북도에 3000여 명의 의학적 감시대상자가 있다”는 지난달 24일 조선중앙방송 보도까지 더하면 북한내 ‘의학적 감시대상자’는 7920여 명에 이른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일 오후 4시에 발표한 국내 검사 진행자 3만3360명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수다.

    이렇듯 우한폐렴 확산 징후가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주장을 고수한다. 해외 의료·보건전문가들은 북한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 ▲ 전국적으로 8000여 명의 의심증상자가 있음에도 사격 지도를 간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국적으로 8000여 명의 의심증상자가 있음에도 사격 지도를 간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존스홉킨스대 보건전문가 “북한, 우한폐렴 위기대응 역량 없어”

    존스홉킨스대 의대 산하 인도주의보건센터의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는 “중국과 인접한 나라에서 (우한폐렴 감염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며 “현재 (우한폐렴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것만 봐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로빈슨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내 우한폐렴 감염환자가 0명일 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염병 발생 때는 이동과 집회를 제한하거나 공공시설을 폐쇄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조치의 투명성”이라고 로빈슨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정부를 믿을 수 있다”면서 “전염병 문제에 대처하려면 사회구성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개방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중국과 북한 국경에서 많은 탈북자와 인터뷰했다는 로빈슨 교수는 “고난의 행군 이후 장애가 생긴 북한 공공보건체계는 우한폐렴이 불러온 위기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로빈슨 교수는 그러나 “한국도, 중국도 (우한폐렴) 진단 장비와 관련 물품을 대량생산하고, 북한 당국 또한 열이나 기침이 있는 사람을 예방적으로 격리할 수 있다”면서 북한에 우한폐렴을 진단할 능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