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도시락 사진은 가짜, 싸구려 도시락은 진짜… 청도군 "도시락 구하기 어려워 곤혹, 현재는 정상 지급"
  • ▲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청도 대남병원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만 못하다는 게시물이 공유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청도 대남병원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만 못하다는 게시물이 공유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청도 대남병원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이 중국인유학생들에게 제공되는 도시락만 못하다는 게시물이 공유됐다. 이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외국인보다 못한 식사를 제공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데 본지 취재 결과 이 게시글의 내용 중 절반만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인유학생들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알려진 바와 달리 인천 소재 대학에서 제공한 게 아니었다. 온라인에서 공유된 인천 한 대학의 도시락 사진은 GS25에서 판매되는 4900원 상당의 '박찬호 투머치찬많은 도시락'이다. 인천에 있는 4년제, 2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 대학 중 이 도시락을 유학생들에게 제공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인천의 한 대학이 제공한다고 소개된 GS25의 도시락 사진은 연합뉴스가 지난 23일 보도한 "'기숙사 격리' 中 유학생 도시락 비용 수억원…대학마다 고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독자 제공'을 출처로 사용된 것이었다. 이후 이 사진이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가짜뉴스로 재생산됐다.

    '의료진 부실 도시락'은 사실

    다만,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청도 의료진의 부실 도시락'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도군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대남병원에서 확진자가 쏟아지기 시작했을 때 의료진과 환자분들에게 지급할 도시락업체를 급하게 선정했다"면서 "업체들 모두 그곳(대남병원) 근처에라도 가면 무조건 감염되는 것처럼 꺼려해 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한 점도 있다"며 "이후 다른 업체로 바뀌었고, 현재는 정상적인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인천 4년제 대학교 중 3곳만 '중국인유학생 격리'

    한편 현재 인천의 4년제 대학교 중에서 중국인유학생들을 격리한 곳은 인천대·인하대·연세대 국제캠퍼스 등 3곳이다. 인천대는 현재 60여 명의 중국인유학생을 격리 중이며, 이들에게 하루 세 끼 도시락을 제공한다. 이 도시락은 '인천대 생활협동조합(생협)'에서 제공한다. 

    인천대 관계자는 "우리 생협 관계자분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도시락 가격은 최대 5500원 정도이며, 영양사들이 신경 써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편의점 도시락을 제공하지만, GS25 제품이 아닌 CU 제품을 나눠준다. 인하대 관계자는 "입국한 날짜에 따라 새로 들어오고 나가는 인원이 있어 현재 인원은 따로 파악해봐야 알수 있다"면서 "다만, 사태가 커지면서 입국하는 유학생이 줄어 우리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인원이 격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도시락은 CU 제품으로 나눠주는 중이며 최대한 여러 제품군으로 나눠 주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CU에서 판매 중인 도시락 제품의 가격대는 최저 2900원(두부김치)에서 최고 5200원(넘버원 도시락)으로 다양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는 현재 80명가량의 중국인유학생들을 격리 중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개강이 다가올수록 더 많은 학생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에 맞는 대비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교내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음식을 도시락 형태로 나눠준다"며 "도시락 단가는 4000~5000원 선"이라고 전했다.

    인천재능·경인여자·인하공업전문·한국폴리텍 인천캠퍼스엔 중국인 학생 없어

    경인교육대와 가천대는 소수의 중국인유학생은 있으나, 아직 입국하지 않았거나 유학생들 자신의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가톨릭대학교에는 중국인유학생이 1명도 없다. 

    전문대학교인 인천재능대·경인여자대·인하공업전문대와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또한 현재 입국해 있는 중국인유학생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