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대구 방문해 'TK 봉쇄' 해명… 중국인 입국금지엔 침묵
  •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에 앞서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에 앞서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우한폐렴 피해가 집중된 대구를 방문해 달래기에 나섰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총선을 앞두고 TK(대구·경북)민심이 현 정권을 등지는 상황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특별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19의 지역내 확산과 지역외 확산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정부는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대구·경북과 함께 바이러스와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구·경북에 대한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이날 아침 고위당정청회의에서 나왔던 것을 거론하며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설명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군과 경찰까지 투입하고 민간 의료인력의 지원을 포함해 범국가적 총력지원체계를 가동했다"며 "문제는 시간과 속도다. 이번 주 안으로 확진자 증가세에 뚜렷한 변곡점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내 확진자 증가세 변곡점 만들어야"

    문 대통령은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아직 대구·경북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지는 않았으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재난지역 선포를 결정할 경우 그 이상의 강력한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한폐렴 발원지인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입국금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후 대구의료원을 방문해 환자 현황 및 대응체계에 관해 보고받았다. 또 확진환자들을 관리하는 유완식 대구의료원장 등 의사와 간호사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어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대구 남구의 구청도 방문해 취약계층 복지전달체계를 점검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 서구 대구의료원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응 현장점검을 마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 서구 대구의료원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응 현장점검을 마친 뒤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뉴시스

    공무원 위로하며 '한숨'… 대구 남구청장 '눈물 호소'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고생하시는 공무원들께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문 대통령이 일정을 마치고 떠나기 직전  "(남구청) 재정이 전국 꼴찌"(대구 8개 구·군 중 꼴찌, 전국 69개 자치단체 중 63위)라며 "제발 도와주십시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문 대통령은 조 구청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알겠습니다. 힘내세요" 라고 위로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대구·경북은 전국 확진자 893명 중 730명(이날 오전 9시 기준)이 발생한 곳이다. 특히 신천지대구교회와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양상을 보였다. 정부는 '대구에서 4주 이내 안정화'라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대구·경북에서는 '뒷북 대책' '뒤늦은 인식'이라는 분통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TK 국민 87% "경제 위축 우려스럽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이날 KBS의 의뢰를 받아 시행한 '우한폐렴 사태로 인한 경제위축 수준에 대한 인식'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79.8%)이 '우려스럽다'고 답했다. 특히 대구·경북은 우려 응답이 87.1%에 달했고, '매우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TK지역 대부분의 사업장은 폐쇄되고, 골목상권은 인적이 끊겼으며, 생필품이나 식품을 사재기하는 분위기기까지 감지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집단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국민의 공포는 일상이라는 지적이다.

    미래통합당 "들불 같은 분노가 정권 향해"

    전희경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 생명이 달린 일이다. 먹고 살 길이 달린 문제"라며 "한시가 급하고 초조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이미 들불 같은 분노가 정권을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만희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전문가들이 수차례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를 제안해도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꿈쩍도 하지 않던 문재인 정권이 마치 대구·경북이 발병지라도 되는 것처럼 봉쇄하겠다는 것은 국민은 물론 지역 주민들을 우습게 보고 모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