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14일 '광화문광장 수정안' 발표… 14일 여론조사서 지지율 1%, 야권 "투명인간 수준"
  • ▲ 광화문광장 전경. ⓒ뉴시스
    ▲ 광화문광장 전경.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로운 광화문광장 계획안을 들고나왔다. 2018년 발표한 계획이 행정안전부 반대로 좌초되자 기존 계획안을 뜯어고친 것이다. 일각에서는 임기 내 특별한 성과가 없는 박 시장이 광화문광장을 통해 치적을 쌓으려 한다고 본다. 차기 대통령 지지도에서 한때 여권 후보 '상위권'에 있던 박 시장이 최근 1%대의 '무의미'한 지지율로 존재감을 상실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해석이다.

    박 시장은 지난 14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계획안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복궁과 광화문광장 사이를 가르는 사직로를 그대로 보존한다는 점이다. 2018년 4월 발표된 '박원순식 광화문광장'은 사직로를 없애고 그 자리를 광화문광장으로 넓히겠다는 계획이었다. '걷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며 광화문광장의 전면 보행화를 목표했지만 사직로 폐쇄에 따른 교통불편 등 시민 반대에 부닥치자 이를 수정한 것이다.

    교통불편 지적된 사직로 존치… 광화문광장 수정안 발표

    사직로 존치에 따라 기존 계획의 핵심으로 꼽히던 월대(月臺·궁전 건물 앞에 놓는 넓은 단) 복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시는 문화재청과 논의해 복원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복원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하지만 10차선인 세종대로를 6차선 도로로 줄이겠다는 계획은 강행한다. 다만, 4월부터는 세종대로 동측 편도차로에 가변식 이동시설물로 중앙분리대를 설치한다. 집회·시위가 열리더라도 버스의 양방향 통행을 가능하게 만들어 교통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상명대~경복궁역~필운대로~자하문로~상명대 노선으로 운행하는 8002번 버스를 신설한다.집회에 따른 '소음'문제와 관련해 △법 개정안을 국회에 건의 △특수학교 근방 100m 이내 집회·시위 금지 등도 약속했다.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와 관련해 "시민의 뜻을 반영해 전문가와 함께 구체적 계획안을 마련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설계안을 확정해나갈 계획"이라며 "넓어진 광화문광장에 꽃과 향기, 숲과 그늘, 아름다운 풍경과 시민의 다양한 활동이 어우러져 채울 수 있는 공원 요소가 담긴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시장의 이런 설명에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재추진을 '정치적 판단'이라고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박 시장이 현재 대선주자로서 후보권에 들지 못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데다, 2011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약 9년 임기 동안 뚜렷한 업적도 없는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선주자 존재감 위한 몸부림… 광화문 그대로 둬라"

    실제로 1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월 2주차(11~13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은 차기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지지율 1%를 기록했다. 1월 3주차(14~16일) 조사 결과인 2%에서 더 떨어졌다. 한 야당 관계자는 이를 두고 "존재감이 흐릿하다 못해 투명인간 수준"이라며 "한때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박 시장의 '광화문광장 재추진'을 "대선 출마를 위한 몸부림"이라고 해석했다. 이 평론가는 "(대선주자로서) 존재감이 너무 없으니 존재감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광화문광장도 그렇고, 코로나-19 (우한폐렴)사태 때도 전면에 나서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광화문 좀 그대로 놔뒀으면 좋겠다"며 "본인이 (광화문광장에 대해) 이미 이야기해놓은 게 있으니 어떻게든 성사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박 시장의 광화문광장 재조정사업을 두고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박 원장은 "이 사람(박원순 시장)이 3선 임기 동안 대체 뭐 한 게 있느냐"며 "박원순 시장이 아니었다면, 혹은 박원순 시장만의 무언가가 있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직을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로만 생각하니 그만의 업적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이라며 "임기 내내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니 업적이 있을 수 없다. 광화문광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