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세계 각국, 우한 폐렴 자국 확산 경계…존스홉킨스大 “사스 때와 다른 양상”
  • ▲ 미국 언론들은 우한 폐렴이 과거 사스처럼 번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폭스뉴스 관련속보 화면캡쳐.
    ▲ 미국 언론들은 우한 폐렴이 과거 사스처럼 번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폭스뉴스 관련속보 화면캡쳐.
    중국 정부가 우한시 지역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고 밝혔다. 우한시를 거치는 철도·항공·내륙 여객선·버스 등 대중교통도 23일 오전 10시부터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이로 인한 비상사태 선포 결정은 23일(스위스 현지시간)로 미뤘다.

    매일 급속히 번져가는 우한 폐렴…전 세계 긴장

    중국 보건당국은 23일 오전 기준,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우한 폐렴)에 감염된 사람은 570명, 사망자는 17명이 됐다고 밝혔다. 매일 감염자가 수십 명씩 늘어나고, 사람 간 감염 사례도 급증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우한시 출입을 전면통제 했다고 관영매체를 통해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애틀랜타의  30대 남성이 우한 폐렴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발표하자 현지 언론들은 이 상황을 속보로 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폭스뉴스 등은 실시간으로 우한 폐렴 확산 상황과 환자가 발생한 각국의 대응 및 보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하고 있다.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한 홍콩, 한국, 태국, 일본, 싱가포르 뿐 아니라 중국인이 많이 찾는 여행지가 있는 나라들도 긴장하고 있다. 중국 춘절 연휴 동안 해외 여행객이 수백만 명이 넘는 터라, 이들 중국여행객 중에 감염된 사람이 있으면 우한 폐렴이 자국에 확산될 수 있어서다.

    WHO, 비상사태 결정 하루 연기


    세계보건기구(WHO)는 당초 22일(스위스 현지시간) 회의에서 우한 폐렴의 국제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WHO는 23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우한 폐렴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해 긴급위원회와 내일 다시 만나 계속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국제비상사태 선포 여부는 현재 매우 심각하게 고려중인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 ▲ 지난 20일 인천공항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0일 인천공항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타리크 자사레빅 WHO 대변인은 “수일 내에 중국의 다른 지역과 주변국에서 더 많은 감염 환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WHO의 국제비상사태는 전염병의 대유행(Pandemic) 우려가 있을 때 내리는 조치다. WHO는 2009년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 확산 때 이 조치를 취했다. WHO가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중국 정부에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여행·화물운송·무역 제한 등을 권고할 수 있다. WHO 회원국들은 이 권고를 근거로 자국과 중국 간 인적 왕래를 제한할 수 있다.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학원 “사스 때에 비해서는 긍정적”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 대학원(블룸버그 스쿨)은 “우한 폐렴이 대유행상황(팬데믹)으로 발전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면서도 “이번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과거 친밀한 사람이나 의료진 등 밀접한 접촉을 가졌던 사람들 사이에 전염됐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는 확산 양상이 다르다. 노약자나 지병이 있는 사람에게 전염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가 지난해 가을 일명 ‘201 이벤트’, 즉 팬데믹 상황을 가정한 전염병 대응연구를 할 때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상정한 것에 대해, 대학원 측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고, 동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이 된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래의 유행성 독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학원 측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우한 폐렴은 과거 사스 때에 비해서는 대처하기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사스의 경우 중국 당국이 정보를 공개하기까지 석 달 넘게 걸리면서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반면, 이번에는 중국 측이 전염병 발생 며칠 만에 상황을 공개한 덕분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